조희대, 여권과 쌓아온 ‘오래된 갈등’…대법관 ‘패싱 제청’으로 극에 달해

오연서 기자 2026. 8. 18. 22: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이례적으로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사법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누적됐던 조 대법원장과 여권의 갈등이 '패싱 제청'을 계기로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이 사전에 의견을 주고받아 조율을 마친 뒤 후보자를 정하고 국회 인준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게 관례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정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이례적으로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사법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누적됐던 조 대법원장과 여권의 갈등이 ‘패싱 제청’을 계기로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청와대와 대법원이 사전에 의견을 주고받아 조율을 마친 뒤 후보자를 정하고 국회 인준 절차를 거쳐 임명되는 게 관례다. 고위 법관 출신의 변호사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기계적인 권한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장의 대법관 인선 권한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이런 관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당시 추천된 후보자 중 이 대통령 쪽은 김민기 판사 발탁에 의중을 실은 반면,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의 남편이 현직 헌법재판관(오영준)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고 한다. 법조계 안팎에선 양쪽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극도로 상했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 사이 이견 조율이 되지 않으면서 임명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런 상태가 6개월 가까이 지속됐다.

손 부장판사는 대구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6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약 30년 동안 대구·경북·울산 지역 법원에서 주로 일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실시한 법관평가에서는 2013년, 2014년 2년 연속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김 부장판사는 한양대를 졸업했고 1998년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을 거쳐 2023년에는 사법연수원 수석교수를 지냈다. 두 판사 모두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는 않다는 게 법원 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2명 인선 과정에서 과거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던 손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한 셈이다.

조 대법원장과 이 대통령 간의 갈등은 지난 대선 국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전례 없이 신속하게 심리를 진행했고,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사법부의 대선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민주당 등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필요성을 제기하며 사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여권은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만나 재판 관련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거론했고, 조 대법원장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올해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선 조 대법원장이 반발하며 파열음이 일기도 했다.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 추천 과정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갈등은 더욱 도드라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제청은 대법원장의 재량이 아니라 헌법이 부여한 책무”라며 “조 대법원장이 사실상 제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선 당대표 후보들을 중심으로 대법관 제청 지연을 이유로 탄핵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지연을 비판하며 사법개혁을 강조했던 송영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패싱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미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말씀드린 바 있다. 오늘 그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적었다.

​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