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대통령 패싱 대법관 임명 제청···여 “사법 쿠데타” “탄핵 사유 늘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을 서면으로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법원장들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 후 대통령과 면담 형식을 통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왔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을 6개월 가까이 미루다가 대통령에게 종이 한장으로 통보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지난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와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4기)를 임명제청했다. 그런데 이번 제청은 통상의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청와대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노 대법관 후임으로 지난 1월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청와대는 손 부장판사가 아닌 김민기 부장판사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조 대법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은 6개월 가까이 미뤄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대법관 제청 지연을 문제 삼으며 조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자신이 원했던 손 부장판사를 포함한 두 사람의 대법관 후보의 임명제청을 대통령과 협의없이, 청와대에 서면 통보한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당혹감과 불쾌감이 감지된다. 제청권자가 일방적으로 제청권을 행사한 것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을 사실상 무시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대 대법원장들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제청해 왔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 존중의 표시”라며 “대통령을 패싱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이미 조 대법원장 탄핵을 말한 바 있다. 오늘 그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며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했다. 이번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이 국회의 임명동의 과정에서 정치쟁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임명권을 무시하겠다고 작정한 조 대법원장의 사법쿠데타가 또 시작됐다”며 “국회와 국민이 조희대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건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청와대와 협의 없이 제청한 것은 그동안의 관례를 깬 것이자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민주당은 사실상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해 제청된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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