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부동산대책, 집값 잡겠다지만.. “20억 미만 서울 아파트값 뛸라”
고분양가 공공분양·기업형 임대 확대에 특혜 논란
세제개편에 ‘똘똘한 한 채’ 심화…20억 아래 집값 우려
“토지임대부 확대하고 신축약정매입 폐지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8·3 세제개편안과 8·13 부동산 공급·금융정책에 대해 “부동산시장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번 대책이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구조개혁보다 민간사업자 지원에 무게가 실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공분양의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모델에 대해 높은 분양가격을 감당하기 위해 가계가 빚을 내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고양창릉 S3블록에서 공급된 전용 59㎡ 이익공유형 주택은 약 5억원에 분양된 반면, 서울 마곡지구에서 공급된 토지임대부 주택은 3억원대였다는 점도 비교했다.
기업형 임대주택 확대 정책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임대의무기간을 20년으로 늘리고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임대기간 이후 분양이 가능하다면 장기적인 임대주택 재고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공공지원이 기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 집중될 경우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 비아파트 경매건수는 2021년 4305건에서 2025년 2만2655건으로 5배 이상 늘어난 반면, 준공량은 같은 기간 2만4000호에서 4680호로 크게 감소했다.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도 비판했다. 동의율 완화와 이주비 대출 기준 개선으로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소유자의 권리와 주거 안정에 대한 충분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축 주택의 미래 가치를 토대로 대출을 확대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를 동시에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세제개편안 역시 논란의 핵심이다. 경실련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바꾸더라도 주택 보유에 따른 자산이익에 세제 혜택이 남아 있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종합부동산세 1세대 1주택 과세 기준을 실거주자 14억원, 비거주자 9억원 초과로 조정하면 14억원 미만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경실련은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을 낮추는 정책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역시 조세정책의 일관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대안으로 토지임대부 주택 확대를 제시했다.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낮추고 토지임대료를 통해 공공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공공분양 물량을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하고, 신축약정매입과 정비사업 특혜 정책을 재검토하는 한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어떤 가격으로 주택을 소유하고 거주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데 있다. 공공주택 가격이 서민의 소득과 자산 수준을 웃돌고 민간사업자 지원이 확대된다면 공급 확대에도 주거 불안은 해소되기 어렵다.
정부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기적인 거래 활성화나 사업 촉진보다 공공택지와 공공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가계부채와 투기 수요를 함께 관리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