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AI 영상제, ‘작품 시상’ 넘어 투자·수출 플랫폼으로

이상만 기자 2026. 8.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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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개국 3403편 출품…해외 작품 1년 새 20배 이상 증가
1500억 펀드 상담·해외 바이어 연계로 산업화 시험대
▲ 18일 도청 다목적홀에서 시·군 관계자와 영상제 조직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GAMFF 2026)'의 주요 프로그램과 발전 전략을 발표 하기전 영상제 조직위원 위촉식을 기졌다. 이날 영상제 집행위원장에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학회 회장(사진왼쪽),이철우도지사,영상제 조직위원장에 김세연 세이버파트너스 대표이사,영상제 고문에 식음연구소 대표이자 브랜드 컨설턴트인 노희영 대표이사,대외협력위원장에 드라마 '주몽', '강남스캔들' 등에 출연한 원기준 배우, 양금희 행정부지사가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 경북도제공
▲ 18일 도청 다목적홀에서 시·군 관계자와 영상제 조직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GAMFF 2026)'의 주요 프로그램과 발전 전략을 발표 했다. 사진 왼쪽부터 영상제 집행위원장에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학회 회장, 조직위원장에 김세연 세이버파트너스 대표이사, 고문에 식음연구소 대표이자 브랜드 컨설턴트인 노희영 대표이사, 대외협력위원장에 드라마 '주몽', '강남스캔들' 등에 출연한 원기준 배우가위촉된 후 인사말을 하는 장면. 이상만 기자

인공지능(AI)이 영화와 광고, 게임 등 콘텐츠 제작의 문법을 빠르게 바꾸고 있는 가운데 경북이 'AI 콘텐츠 산업' 선점에 승부수를 던졌다.

세계 97개국에서 3,403편의 작품이 몰리고 해외 출품작이 1년 만에 20배 이상 급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영상제가 출범 3년 만에 글로벌 AI 창작자들의 경쟁 무대로 몸집을 키웠다.

경북도는 이제 단순히 작품을 공모하고 시상하는 'AI 영상제'를 넘어 기업과 투자자, 대학,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판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18일 도청 다목적홀에서 시·군 관계자와 영상제 조직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GAMFF 2026)'의 주요 프로그램과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영상제는 오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구미와 포항, 경산에서 열린다.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1,075편이었던 AI 영상 공모전 출품작은 올해 3,403편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참가국은 세계 97개국에 달한다.

특히 해외 출품작은 지난해 72편에서 올해 1,587편으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지역에서 출발한 행사가 불과 3년 만에 세계 AI 창작자들이 작품을 내놓는 국제 콘텐츠 무대로 외연을 넓힌 셈이다.

공모 영역도 AI 창작영상에 머물지 않고 게임과 광고, 숏폼 등으로 확대됐다. 본선 진출작 39편에는 총 1억원의 상금이 걸렸으며 대상 상금은 2,000만원이다. 경북도는 수상작에 대해서도 시상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과 후속 사업화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영상제의 글로벌화와 산업화를 이끌 조직위원회 진용도 새롭게 꾸렸다.

영상제 조직위원장에는 김세연 세이버파트너스 대표이사가 위촉됐다. 김 위원장은 현재 청담인베스먼트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초록뱀미디어 부회장을 지내는 등 콘텐츠와 투자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집행위원장은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학회 회장이 맡았다. 양 위원장은 현재 시니스트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영상제 고문에는 식음연구소 대표이자 브랜드 컨설턴트인 노희영 대표이사가 위촉됐다. 노 고문은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식품·외식과 브랜드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영상제 홍보대사 역할도 맡는다.

대외협력위원장에는 드라마 '주몽', '강남스캔들' 등에 출연한 배우 원기준이 위촉됐다. 원 위원장은 한국방송예술진흥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제 홍보대사를 함께 맡는다.

지난해 영상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소휘수 에임즈미디어 대표도 AI 영상 감독으로서 영상제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가 콘텐츠 제작과 투자, 학계, 브랜드, 방송·연예 분야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영상제의 외연을 산업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북도가 겨냥하는 지점은 '영상제의 성공'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있다.

AI 창작자를 발굴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미의 전자·ICT 산업, 포항의 연구개발 및 VFX, 경산의 대학·게임 인재, 문경의 버추얼스튜디오 등 지역에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콘텐츠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영상제가 구미·포항·경산 3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 있다.

구미에서는 AI·가상융합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기술, 인재를 연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한다.

포항은 AI와 시각효과(VFX)를 활용한 영화·광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 거점화를 추진한다.

경산에서는 지역 대학과 청년 인재를 기반으로 AI와 게임산업을 결합한다.

올해 처음 마련한 '미니게임 콘테스트'에는 90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우수 8개 팀을 선정해 총 1,500만원을 시상한다.

포항에서는 'AI 아트테크 어워즈'를 개최해 영화·드라마·광고 등 우수 작품과 제작진, 배우를 선정해 총 1,800만원을 시상한다. 수상 제작사에는 문경 버추얼스튜디오 이용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 영상제에서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비즈니스 기능 강화다.

경북도는 AI 혁신기업의 기술·투자 발표회를 비롯해 K-컬처 콘텐츠 제작사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 펀드 투자상담회를 운영한다.

경북 게임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수출상담회에는 중국 바이트댄스와 일본 세가 등을 포함한 해외 바이어 20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AI 첨단기업 전시관도 지난해 23개사에서 올해 34개사로 확대한다. 이 가운데 도내 기업 10개사를 비롯해 AI·가상융합 분야 기업들이 첨단 기술과 콘텐츠를 선보인다.

게임 분야에서는 도내 기업 12개사와 지역 4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시·체험관을 운영해 기업 홍보와 교육, 진로 탐색, 청년 인재 육성을 연계한다.

결국 '좋은 작품을 뽑는 영상제'에서 '좋은 창작자와 기술·기업에 투자와 시장을 붙여주는 산업 플랫폼'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전문가들도 경북을 찾는다.

영화 '아바타 2'의 시각효과 기술을 담당한 최병국 KAIST 박사를 비롯해 '오징어 게임', '호프' 등의 비주얼을 완성한 웨스트월드 손승현 대표, 베이징 게임산업협회 류춘강 회장 등이 참여해 AI·VFX·게임 기술과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논의한다.

영상제 기간에는 AI 영상 공모전 수상작과 SIGGRAPH 애니메이션 수상작 등 국내외 우수 콘텐츠를 소개하는 상영·교류 프로그램도 총 23차례 운영된다.

경북도가 AI 영상 콘텐츠 산업에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존 영화·방송 산업은 대규모 제작비와 전문 장비, 인력이 필요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산업 구조가 오랫동안 굳어져 왔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미지와 음성, 음악을 넘어 영상까지 AI 활용 영역이 확대되면서 개인 창작자와 소규모 제작사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경북 입장에서는 수도권의 기존 영화·방송산업을 뒤늦게 따라가기보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AI 콘텐츠 분야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경북도는 미국·중국·일본 등 기존 해외 협력 네트워크를 유럽 등으로 확대해 장기적으로 세계 15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글로벌 AI 콘텐츠 행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3,403편보다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

다만 97개국 3,403편이라는 숫자가 곧바로 산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출품작이 늘어나는 것과 경북에 AI 콘텐츠 기업이 들어오고 실제 투자와 계약, 매출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GAMFF의 진짜 승부는 영상제가 끝난 뒤 시작된다.

공모전에서 찾아낸 창작자를 지역 기업과 연결하고 우수 아이디어가 실제 콘텐츠 제작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1,500억원 규모 펀드 투자상담과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 역시 일회성 만남을 넘어 실질적인 투자와 계약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구미의 전자·ICT, 포항의 연구개발·VFX, 경산의 대학·게임·청년 인재, 문경 버추얼스튜디오 등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도 관건이다.

양경미 집행위원장은 "3,403편의 출품작을 심사하면서 AI 영상이 단순한 기술 실험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창작의 언어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출범 3년 만에 97개국에서 3,403편이 출품되는 등 독보적인 AI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AI 영상제로 확대하고 K-식품을 비롯한 경북의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는 출범 3년 만에 세계 창작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데 일단 성공했다.

이제 관건은 3,403편으로 확인된 글로벌 관심을 얼마나 많은 기업과 투자, 기술과 일자리로 전환하느냐​다.

AI 시대의 새로운 영상제를 만드는 데 그칠 것인지, 수도권에 집중된 콘텐츠 산업의 지형을 흔들 '경북형 AI 콘텐츠 산업'을 만들어낼 것인지 오는 9월 세 번째 GAMFF가 그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