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의 와이낫] 김민석 대표의 ‘새벽’이 궁금하다

주진 정경부 부국장 2026. 8. 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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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여당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신임 대표에게 이번 당 대표직은 정치 인생의 또 다른 정점인 동시에 가장 무거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김 대표는 20대에 정계에 입문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았지만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한 뒤 긴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이후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거쳐 집권여당의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당청 관계에 대해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를 공언한 만큼 향후 밀착 소통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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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운동권 상징으로 20대 정계 입문,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주목
18년 야인 생활 후 4선 의원 거쳐 李정부 첫총리, 당대표로 ‘우뚝’
부동산‧검찰개혁‧청년정책 등 이슈 산적...야당 협치도 시험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여당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신임 대표에게 이번 당 대표직은 정치 인생의 또 다른 정점인 동시에 가장 무거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의 정치 역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김 대표는 20대에 정계에 입문해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았지만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탈당한 뒤 긴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18년 동안 유학과 야인 생활, 피선거권 제한 등을 거쳐 2020년에야 국회에 복귀, 4선 의원으로 정치 입지를 다졌다. 이후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거쳐 집권여당의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당청 관계에 대해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를 공언한 만큼 향후 밀착 소통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의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되살리는 일이다. 출범 초기 60~70%대를 바라보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무조건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과 정책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국정 성과가 국민의 삶에서 체감되도록 만드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시급한 현안은 역시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민주당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과 직결된 문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 문제가 꼽힌 만큼 민심의 경고음은 분명하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첨예하다. 실수요자와 청년의 주거 안정을 지키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여당의 지원과 함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는 견제도 필요하다. 여당 대표가 정부의 거수기가 아니라 '거중조정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국가 성장전략을 뒷받침하는 것도 김 대표의 핵심 과제다.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국가적 사업이다. 김 대표가 이를 당의 핵심 과제로 내걸고 지방성장과 연계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역량을 호남·충청·영남으로 확산해 국가 전체의 성장판을 키우겠다는 구상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새만금 현대차 투자와 같은 대규모 지역 프로젝트 역시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인프라 문제를 해소하고 속도감 있게 지원해야 한다. 다만 메가프로젝트가 특정 지역의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대표가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

검찰개혁 역시 김 대표 앞에 놓인 난제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둔 만큼 수사 공백과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촘촘한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 개혁의 명분만 앞세워 제도적 준비가 부족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정부와 여당에 돌아온다. 특히 공소취소 문제처럼 국민적 논란이 큰 사안은 지지층의 요구와 국민 눈높이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개혁은 속도보다 완성도와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다.

2030세대와의 거리도 좁혀야 한다. 민주당이 청년들에게 기성 정치와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로 비쳐서는 미래가 없다. 청년 최고위원 확대나 청년위원회 설치 같은 조직 개편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일자리·주거·교육·자산 형성 정책이다. 청년을 위한 정치를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청년과 함께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을 만드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김 대표에게 요구되는 것은 '통합과 협치'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계파와 진영을 넘어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국혁신당과의 연대와 통합 역시 정치공학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당 간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국정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연대다.

여야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 지난 1년간 극한 대치를 이어온 정치권에 김 대표의 실용 노선은 새로운 변화를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검찰개혁과 개헌, 예산과 주요 입법을 둘러싼 충돌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주택 공급, 지역경제 활성화, 기업 투자 촉진, 민생 지원처럼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서는 여야가 손을 잡을 수 있다.

김 대표가 말한 '판 메이커'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판을 만드는 정치란 상대를 무너뜨리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력을 연결해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다.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중앙과 지방, 기성세대와 청년을 연결하는 리더십이야말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확장 정치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산사태·폭우 피해 지역에서 소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는 당선 후 첫 일정이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총리 시절 '국민의 새벽을 지키는 새벽 총리'를 자처했다. 이제는 '새벽 당 대표'가 됐다. 당 대표 선출 직후 경남 거제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고, 후보 시절부터 이른 새벽 시장과 위판장을 찾아 민생을 살핀 행보는 상징적이다. 그러나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새벽에 움직이는 부지런한 대표만이 아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정부에는 쓴소리도 하며, 야당과는 대화하고, 당내에서는 포용하는 대표​다. 개혁은 추진하되 독주하지 않고, 통합을 말하되 패거리 정치에 머물지 않으며, 협치를 하되 원칙을 잃지 않는 것. 김민석 대표에게 주어진 길은 결국 이 세 단어, 개혁·통합·협치로 압축된다.

더 강한 여당보다 더 유능한 여당, 더 큰 목소리를 내는 여당보다 더 많은 국민을 품는 여당이 필요하다. 김 대표의 정치적 역량과 리더십이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그의 '새벽 정치'가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아침을 활짝 열어젖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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