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공원 아파트 반대…재개발·재건축 규제부터 풀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에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공원 등 새로운 부지를 찾기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우선 풀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8·13 공급대책 이후 정부가 용산공원 일대까지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면서 서울시와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오는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시장의 회동이 예정돼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에게 이 같은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정부의 지난 8·13 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해 온 정비사업 관련 건의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이 그토록 절박한 과제라면 더욱 현실적인 해법부터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용산공원을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로 규정하고 뉴욕 센트럴파크와 런던 하이드파크, 파리 뤽상부르공원을 예시로 들었다.
오 시장은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심 한복판의 녹지를 도시의 상징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지켜왔듯 용산공원 역시 서울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공간”이라며 “ 그렇기에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 역시 용산공원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견지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서울이 산지가 많아 전체 공원 면적은 넓지만, 시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보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5.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택의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시민의 삶의 질”이라며 “당장 주택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몫까지 소진하는 것은 결국 미래세대의 삶을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며 “‘닥공’에도 원칙이 있다.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용산공원 활용 문제는 8·13 공급대책을 전후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용산공원 전체 면적의 약 10분의 1 규모인 용산어린이정원이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최종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검토 범위를 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과 주변 반환 부지까지 넓혀 활용 가능한 부지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정부 안팎에서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실제 주택 공급에 활용할 경우 청년층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분양주택 공급에 따른 시세차익 논란을 피하면서 직주근접성이 높은 도심 핵심 입지에 청년·무주택자를 위한 주거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용산공원은 특별법에 따라 조성되는 국가공원으로, 현행 법체계에서 공원 부지에 주택을 건설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대규모 도심 녹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데 반대하고 있어 향후 특별법 개정과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진 기자 p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