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한국 무용 주목하는데… 국내 무용계는 절박한 생존 위기”

이태훈 기자 2026. 8. 18. 1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무용계 생존연대, 19일 ‘생존과 미래 위한 호소문’ 발표
주요 단체·개인 동참 5562명 서명… 무용진흥법 제정 등 촉구

“대한민국 무용 예술의 생존과 미래, 생태계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용계가 처한 절박한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과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무용계 주요 단체와 개인을 아우른 연대 조직인 ‘범무용계 생존연대’(생존연대)는 19일 ‘대한민국 무용계 생존과 미래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무용진흥법의 조속한 제정 ▲전국 단위 무용 행사 및 무용인 지원 기관에 대한 지원 확대 ▲안정적인 무용 일자리 확충 ▲무용 창작 및 예술 활동 지원의 양적·질적 확대 등 4대 핵심 정책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생존연대’에는 장르와 세대, 지역과 단체의 이해관계를 넘어 대한무용협회, 한국현대무용협회, 한국발레협회 등 주요 무용 단체와 무용단이 대부분 동참하고 있으며, 지난 9일 시작한 서명운동에는 18일 오전 현재 5562명이 참여했다. 생존연대는 “전국 200여 개 독립 무용단 포함, 청년 무용가 3257명과 전국 국·공립 무용단원, 원로 무용가 등 5562명이 서명했다”며 “전국 무용인 1만명 서명을 목표로 범무용계 총궐기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무용계 미래와 생존을 위한 호소문. /범무용계 생존연대

생존연대는 “대한민국 무용은 K-컬처의 밑거름이 되는 대표적 기초 예술이자,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가적 대형 행사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국위를 선양해 왔다. 김기민, 박세은, 전민철 등 세계적인 무용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무용 생태계는 붕괴 직전에 몰려 있다”고 했다. “전국 52개에 달하던 대학 무용 관련 학과는 30여 개로 급감”했고, “어렵게 전문 교육을 마친 무용인들조차 최소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를 위해 전공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존연대는 “세계 무대에서의 찬사와 달리 국내 무용 예술의 창작과 공연 기회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용 생태계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도 했다.

생존연대는 그동안 무용계의 자구·자생 노력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했다. 서울시 ‘뉴딜 일자리 사업’, 문체부 ‘공연예술 인력 지원 사업’ 등을 건의하고 실행해 민간 일자리 창출에 노력한 것, 공공 최초 무용 전용 극장 ‘서울무용창작센터’ 개관을 이끌어낸 것, 매년 1000여 명의 무용수가 참가하는 ‘전국무용제’ 개최 등을 자구 노력의 사례로 제시했다.

생존연대는 “대한민국 무용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며, 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 및 문화예술 지원 기관을 향해 ▲​무용진흥법의 조속한 제정 ▲전국 단위 무용 행사 및 무용인 지원 기관에 대한 지원 확대 ▲안정적인 무용 일자리 대폭 확충 ▲무용 창작 및 예술 활동 지원의 양적·질적 확대 등 4대 핵심 정책을 촉구했다.

​생존연대는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해 온 무용진흥법을 즉시 제정하여 무용 전용 극장과 연구 기관을 확충하고, 학교 무용 교육을 강화하며 무용 교과를 독립시키고, 창작·공연·연구를 지원하고 무용인 권익·복지 증진 등 무용 예술 발전을 위한 중장기 국가 계획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국체전에 비견되는 ‘전국무용제’와 무용 예술인의 직업 전환 및 복지를 전담하는 ‘전문무용수지원센터’ 등 기존 예술 지원 체계가 담지 못하는 영역을 수행하는 기관 및 행사에 대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국·공립 무용단 및 지역 기반 전문 무용단을 대폭 확충하여 무용 예술인들의 전문 일자리를 확보하고, 초·중·고 교육 내 무용 교과 독립 및 교육 강화를 추진하여 무용 교육자의 일자리를 적극 창출할 것”도 촉구했다.

또한 “대관료와 시설·기술 용역비로 지원금이 소진되는 기형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현실적 제작비를 반영한 지원 규모 확대, 공공 공연 시설 대관료 감면, 무용 전용 극장 확충 등을 통해 안무가와 무용수, 스태프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생존연대는 “개별 단체와 무용인 각자의 생존을 넘어, 무용 예술의 창작, 공연, 교육, 연구, 복지, 일자리가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가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호소문 발표와 1만명 서명운동을 통해 결집된 범무용계의 절박한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직접 전달하고, 실제 정책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