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인데도 안 통했다”…김용 낙선, 민주당 의원들 ‘명심’ 셈법 바뀌나
최고위원 친청계 3명·친명계 2명 구성
차기 총선 공천·당선 실익 판단 가능성
“대통령과 가깝다고 선택 받는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친명(친이재명)'이라는 정치적 간판만으로는 당내 권력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신호를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후보가 친명계의 막판 총력 지원에도 최고위원 선거에서 탈락한 데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도 친정청래계 3명, 친명계 2명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를 곧바로 '친명의 몰락'으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당대표에는 친명 성향의 김민석 후보가 선출됐고, 최고위원에도 친명계 박선원·서미화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친명 내부에서도 대통령과의 관계만으로 당원 표심을 장악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데 정치적 의미가 있다.
김용, 친명계 총력 지원에도 '낙선'
김용 후보의 낙선 과정은 상징성이 크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6일까지 당선권인 5위와 불과 0.15%포인트 차이로 6위에 머물렀다. 그러자 친명계로 분류된 김영호·임미애 후보가 잇따라 후보직을 사퇴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영호 후보는 자신에게 투표하려던 권리당원들에게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고, 임미애 후보 역시 김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민석 대표 후보도 SNS를 통해 김용 후보의 지도부 입성을 공개적으로 기대했다.
친명계가 김용 후보의 당선을 위해 사실상 표 결집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결과는 김 후보의 6위 탈락이었다.

반면 최고위원 당선자는 친청계 최민희(18.35%), 친명계 박선원(17.57%), 서미화(16.60%), 친청계 이성윤(16.35%), 한민수(15.86%) 순이었다.
친청계 3명, 친명계 2명으로 구성된 최고위원 구도는 당원들이 김민석 대표를 선택하면서도 정청래계에 일정한 견제력을 부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 3명이 지도부에 진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원들이 특정 계파에 표를 몰아주기보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친명' 실익 따지는 의원 많아질 듯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김용 후보의 낙선 자체보다 그 결과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앞으로 의원들은 '친명'을 강조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와 선거에 실제 도움이 될지를 따져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친명은 단순한 계파적 정체성이 아니라 차기 공천과 정치적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실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당내 장악력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 입장에서는 대통령과의 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이런 셈법에 물음표를 던졌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조차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현역 의원들 역시 '친명'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지역구 경쟁력과 재선 가능성을 보장받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8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 문제는 더욱 현실적인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국회의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계파적 명분보다 결국 자신의 당선 가능성과 정치적 실익이다.
지역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부에 대한 평가가 악화되거나, '친명'이라는 간판이 오히려 지역 유권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의원들은 대통령과의 거리, 당 지도부와의 관계, 지역 민심을 함께 따져야 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용 후보가 친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도 탈락한 것은 의원들에게도 상당히 강한 메시지로 작용할 것 같다"며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만으로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