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단협 막판 승부.. “성과급을 주식으로?”

정용진 2026. 8. 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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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18일 대표자 교섭서 임단협 최종 타결 시도
성과급 자사주 지급안에 구성원 반발…보상 불확실성 쟁점
전임직·기술·사무직 통합노조 출범…교섭 주도권 경쟁 본격화
반도체 호황 속 노사 신뢰 시험대…보상체계 투명성 과제로
[지데일리]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싼 막판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노사 협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조직 내부의 긴장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노사는 18일 이천캠퍼스에서 대표자 교섭을 열고 올해 임단협 최종 타결을 시도한다. 노조는 주요 안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법률적 검토와 세부 실무 협의가 남아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큰 틀에서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타결 가능성이 커졌지만,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구성원들의 불만이 막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성과급이다. 사측은 성과급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구성원과 기업가치 상승의 이해관계를 맞추고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임직원의 보상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동기 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주식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현금성 보상에 비해 가치가 불확실하다. 특히 지난해 노사가 합의했던 보상 체계가 변경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뢰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구조에서 임직원이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 지급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갖더라도 임금과 성과급을 주식시장 변동성에 연동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남는다.

노조 지형 변화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임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가 지난 13일 출범하면서 조합원 규모가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통합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하면 향후 회사와의 교섭에서 대표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존 노조와 통합노조 사이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사관계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를 등에 업고 대규모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사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용인과 청주 등 주요 생산기지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현장 인력의 협력과 숙련 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성과에 대한 보상 기준이 흔들리거나 노조 간 갈등이 심화하면 조직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임단협은 임금 인상 폭을 정하는 협상을 넘어 성과급을 어떤 방식으로 보상할지, 노사가 합의한 보상 체계를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할지, 변화하는 노조 구조에 회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더라도 성과급 지급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통합노조 출범에 따른 대표성 문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결국 이번 협상의 성패는 금전적 보상 규모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회사의 보상 원칙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