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긴장에 유가 3% 급등…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1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증시는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여파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유가와 미 국채 금리를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63포인트(0.51%) 내린 5만3459.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0.70포인트(0.52%) 하락한 7745.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4.25포인트(0.32%) 떨어진 2만6644.91에 각각 마감했다.
증시를 짓누른 것은 다시 불거진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시한이 이날 만료된 가운데 양측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군사적 충돌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은 이란이 휴전 양해각서 연장을 위한 협상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미국과의 외교가 실패할 경우 이란이 ‘공세적 태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도 긴장을 키웠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만이 미국의 대(對)이란 대응을 방해할 경우 오만을 폭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3% 가까이 뛰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6% 오른 배럴당 84.50달러,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2.7% 상승한 90.8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며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이날 2007년 6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계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이날 약 4% 상승하며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미국 메모리 업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9일 공개되는 연준의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 경기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유통업체 실적 발표도 잇따른다. 홈디포가 18일, 로우스가 19일, 월마트가 20일 각각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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