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동반 하락 마감… 美·이란 임시 휴전 종료 여파

유진우 기자 2026. 8. 1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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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국 우량 기업 30개를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63포인트(0.51%) 떨어진 5만3459.78을 기록했다.

미국 전통 반도체 강자 인텔과 통신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캐나다 왕립은행 자회사 RBC 캐피털 마켓츠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 로리 칼바시나는 "미국 소비자 회복력을 두고 시장 내 논의가 엇갈리고 있다"며 "기업들조차 소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조금씩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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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 고조
국제 유가 상승세 전환
美 주요 정유주 사상 최고가

1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미국 우량 기업 30개를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63포인트(0.51%) 떨어진 5만3459.78을 기록했다. 미국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52% 내린 7745.0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0.32% 밀린 2만6644.91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이 맺은 60일 임시 휴전 협정 기한은 이날로 만료됐다. 그러나 협정 기한 내내 양국은 협상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란 관영 매체 타스님은 이날 이란 정부가 미국과 대화를 연장할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고위 관리 역시 “외교적 해결 노력이 실패할 경우 이란 정부가 방어적 태세에서 공격적 태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던 오만을 두고 “오만이 미국 작전을 방해할 경우 오만 국가 전체를 폭격하겠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중동에서 다시 긴장감이 짙어지자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하며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6% 오른 배럴당 84.50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원유 가격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은 2.7% 상승한 배럴당 9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미국 국채 금리도 급격히 뛰었다(국채 가치 하락). 글로벌 장기 시장금리 기준점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726%로 튀었다. 지정학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311%를 기록하며 2007년 6월 이후 약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에 모여있던 투자 자금이 이자를 확정적으로 주는 안전 자산인 국채로 빠져나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중동 불안과 금리 상승이 시장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밀러 타박 플러스 코 소속 수석 시장 전략가 맷 말리는 중동 상황이 매우 불안정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4.7% 위로 뛰어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온건한 물가 지표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역풍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턴 웰스 창립자 제이슨 스티븐스 역시 시장 참여자들이 중동 협상 과정을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고려할 때 미국 행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에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탄탄하지만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지금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적기라고 평가했다.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주식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이 2분기에 막대한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관련 기술주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 2분기 매출은 115억달러(약 15조원)를 돌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이상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산업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증명되자 반도체 기업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인공지능 서버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 급등했다. 미국 전통 반도체 강자 인텔과 통신용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 역시 오름세로 마감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30곳 주가를 묶어서 산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1.6% 올랐다.

정유주도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위기 수혜를 누리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러시아 정제 시설이 타격을 입고 중동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막히면서 정유사가 경유(디젤)에 붙이는 이윤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발레로는 1980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고 마라톤 페트롤리엄과 필립스66 등 주요 정유 업체 주가도 나란히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

반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주가는 4% 이상 급락하며 2014년 9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신흥 스포츠 브랜드 온과 호카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핵심 매출처인 중국 내 수요마저 꺾인 탓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투자은행 글로벌 금융 그룹 UBS는 나이키 브랜드 성장 동력 회복이 묘연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텍사스에서 발생한 아파치 헬기 추락 사고로 미 육군이 해당 기종 비행 훈련을 일시 중단시킨 여파로 2%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공개될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과 미국 주요 유통 기업 실적 발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월마트, 홈디포, 타깃 등 대형 소매업체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왕립은행 자회사 RBC 캐피털 마켓츠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 로리 칼바시나는 “미국 소비자 회복력을 두고 시장 내 논의가 엇갈리고 있다”며 “기업들조차 소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조금씩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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