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이번에도 호남의 선택이 승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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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둘러싼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팽팽했던 승부를 사실상 끝낸 곳은 이번에도 호남이었다.
전국 순회경선 중반까지 1%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후보의 승부는 지난 15일 광주·전남과 전북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1%포인트대의 초접전이 계속되던 당권 레이스에서 광주·전남 당원들이 김민석 후보에게 25%포인트가 넘는 우위를 만들어줬고, 이 표차가 수도권의 마지막 추격전까지 버텨낸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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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대전서 6만표 차 승부 결정
전당대회 ‘안정’으로 흐름 바뀌어

전국 순회경선 중반까지 1%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후보의 승부는 지난 15일 광주·전남과 전북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전남광주 당원들이 김 후보에게 57%가 넘는 몰표를 보내면서 김 후보는 이후 수도권에서 정 후보의 추격을 버텨낼 수 있는 결정적인 ‘표차 저수지’를 확보했다.
수치로 보면 호남의 파괴력이 더욱 뚜렷하다.
호남 경선 직전인 9일까지 전국 권리당원 누적 득표는 김민석 9만5821표(46.01%), 정청래 9만2735표(44.53%)였다. 표차는 고작 3086표, 득표율 격차도 1.48%포인트에 불과했다.
첫 주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김 후보는 1일 충청권에서 45.05%를 얻어 정 후보(44.61%)를 불과 303표 차로 꺾었다.
하지만 다음 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정 후보가 46.65%로 김 후보(43.85%)에게 승리하면서 누적 득표율도 정청래 45.51%, 김민석 44.52%로 뒤집혔다. 격차는 0.99%포인트뿐이었다.
김 후보는 8일 제주·인천에서 47.75%를 얻어 정 후보(42.08%)를 제치며 다시 누적 1위로 올라섰다. 당시 누적 격차도 0.86%포인트에 지나지 않았다.
이어 9일 강원·대구·경북에서도 김 후보가 48.54%, 정 후보가 44.40%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1.48%포인트로 조금 벌어졌지만 어느 한쪽의 승리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박빙 구도가 이어졌다.
판세가 완전히 달라진 것은 호남이었다.
전남광주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8만6558표, 57.04%를 얻었다. 정 후보는 4만8324표, 31.84%에 그쳤고 송영길 후보는 1만6874표, 11.12%였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만 25.20%포인트, 표로는 3만8234표에 달했다.
전북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5만2749표(58.39%)를 얻어 정 후보의 3만709표(34.00%)를 크게 앞섰다. 송 후보는 6875표(7.61%)에 머물렀다. 전남광주와 전북을 합친 호남 전체에서는 김 후보가 13만9307표(57.54%)를 얻은 반면 정 후보는 7만9033표(32.65%)에 그쳤다. 송 후보는 2만3749표(9.81%)였다.
호남 한 곳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에게 새로 벌린 표차는 무려 6만274표였다.
그 결과 호남 경선이 끝난 뒤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52.21%, 정청래 38.14%로 벌어졌다. 호남 직전 1.48%포인트였던 격차가 단 하루 만에 14.07%포인트로 확대됐다. 사실상 이 순간 당권 경쟁의 주도권이 김 후보에게 넘어간 셈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후 수도권 투표다.
16일 서울·경기에서 김 후보는 14만8245표(46.66%), 정 후보는 14만7038표(46.28%)를 얻었다. 두 후보의 수도권 표차는 불과 1207표였다. 정 후보가 수도권에서 호남의 격차를 만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조금 더 뒤처진 것이다.
전국 순회경선을 모두 마쳤을 당시 권리당원 단순 누적 득표수는 김 후보 38만3373표, 정 후보 31만8806표로 6만4567표 차였다. 이 가운데 호남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에게 새로 벌린 6만274표는 전체 격차의 93.4%에 해당한다.
전략지역 가중치와 최종 선호투표를 적용하기 전 순회경선 단순 누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 후보 승리의 기반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남광주 표심은 ‘강한 개혁 경쟁’보다는 이재명 정부와 안정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지도부에 더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선에 앞서 전남광주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민주당 권리당원의 41.2%가 당대표 선택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꼽았다. 정책 능력이나 정치 경력보다 높은 비중이었다.
총리를 지내며 이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했던 김 후보의 경력이 이런 표심과 맞물렸고, 호남에서 ‘정권 안정론’이 결집하면서 김 후보에게 결정적인 우위를 안겼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 역시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갈림길에서 호남의 선택이 전국 판세를 바꾼 사례로 남게 됐다.
1%포인트대의 초접전이 계속되던 당권 레이스에서 광주·전남 당원들이 김민석 후보에게 25%포인트가 넘는 우위를 만들어줬고, 이 표차가 수도권의 마지막 추격전까지 버텨낸 원동력이 됐다.
17일 최종 선호투표 결과 김민석 후보가 54.08%로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당대표에 오른 것은 전국 투표의 결과지만, 그 승부의 방향을 결정한 ‘결정적 한 표’는 다시 호남에서 나온 것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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