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이번에도 호남의 선택이 승부 갈랐다

광주일보 2026. 8. 18. 00: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둘러싼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팽팽했던 승부를 사실상 끝낸 곳은 이번에도 호남이었다.

전국 순회경선 중반까지 1%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후보의 승부는 지난 15일 광주·전남과 전북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1%포인트대의 초접전이 계속되던 당권 레이스에서 광주·전남 당원들이 김민석 후보에게 25%포인트가 넘는 우위를 만들어줬고, 이 표차가 수도권의 마지막 추격전까지 버텨낸 원동력이 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 vs 정 3086표 초접전 벌이다
호남 대전서 6만표 차 승부 결정
전당대회 ‘안정’으로 흐름 바뀌어
전남광주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지난 1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지역 당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김민석·정청래 후보를 지지하는 손팻말과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둘러싼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팽팽했던 승부를 사실상 끝낸 곳은 이번에도 호남이었다.

전국 순회경선 중반까지 1%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했던 두 후보의 승부는 지난 15일 광주·전남과 전북의 투표함이 열리면서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전남광주 당원들이 김 후보에게 57%가 넘는 몰표를 보내면서 김 후보는 이후 수도권에서 정 후보의 추격을 버텨낼 수 있는 결정적인 ‘표차 저수지’를 확보했다.

수치로 보면 호남의 파괴력이 더욱 뚜렷하다.

호남 경선 직전인 9일까지 전국 권리당원 누적 득표는 김민석 9만5821표(46.01%), 정청래 9만2735표(44.53%)였다. 표차는 고작 3086표, 득표율 격차도 1.48%포인트에 불과했다.

첫 주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김 후보는 1일 충청권에서 45.05%를 얻어 정 후보(44.61%)를 불과 303표 차로 꺾었다.

하지만 다음 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정 후보가 46.65%로 김 후보(43.85%)에게 승리하면서 누적 득표율도 정청래 45.51%, 김민석 44.52%로 뒤집혔다. 격차는 0.99%포인트뿐이었다.

김 후보는 8일 제주·인천에서 47.75%를 얻어 정 후보(42.08%)를 제치며 다시 누적 1위로 올라섰다. 당시 누적 격차도 0.86%포인트에 지나지 않았다.

이어 9일 강원·대구·경북에서도 김 후보가 48.54%, 정 후보가 44.40%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1.48%포인트로 조금 벌어졌지만 어느 한쪽의 승리를 예상하기 어려운 초박빙 구도가 이어졌다.

판세가 완전히 달라진 것은 호남이었다.

전남광주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8만6558표, 57.04%를 얻었다. 정 후보는 4만8324표, 31.84%에 그쳤고 송영길 후보는 1만6874표, 11.12%였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만 25.20%포인트, 표로는 3만8234표에 달했다.

전북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5만2749표(58.39%)를 얻어 정 후보의 3만709표(34.00%)를 크게 앞섰다. 송 후보는 6875표(7.61%)에 머물렀다. 전남광주와 전북을 합친 호남 전체에서는 김 후보가 13만9307표(57.54%)를 얻은 반면 정 후보는 7만9033표(32.65%)에 그쳤다. 송 후보는 2만3749표(9.81%)였다.

호남 한 곳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에게 새로 벌린 표차는 무려 6만274표였다.

그 결과 호남 경선이 끝난 뒤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52.21%, 정청래 38.14%로 벌어졌다. 호남 직전 1.48%포인트였던 격차가 단 하루 만에 14.07%포인트로 확대됐다. 사실상 이 순간 당권 경쟁의 주도권이 김 후보에게 넘어간 셈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이후 수도권 투표다.

16일 서울·경기에서 김 후보는 14만8245표(46.66%), 정 후보는 14만7038표(46.28%)를 얻었다. 두 후보의 수도권 표차는 불과 1207표였다. 정 후보가 수도권에서 호남의 격차를 만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조금 더 뒤처진 것이다.

전국 순회경선을 모두 마쳤을 당시 권리당원 단순 누적 득표수는 김 후보 38만3373표, 정 후보 31만8806표로 6만4567표 차였다. 이 가운데 호남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에게 새로 벌린 6만274표는 전체 격차의 93.4%에 해당한다.

전략지역 가중치와 최종 선호투표를 적용하기 전 순회경선 단순 누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 후보 승리의 기반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남광주 표심은 ‘강한 개혁 경쟁’보다는 이재명 정부와 안정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지도부에 더 무게를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선에 앞서 전남광주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도 민주당 권리당원의 41.2%가 당대표 선택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이재명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꼽았다. 정책 능력이나 정치 경력보다 높은 비중이었다.

총리를 지내며 이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했던 김 후보의 경력이 이런 표심과 맞물렸고, 호남에서 ‘정권 안정론’이 결집하면서 김 후보에게 결정적인 우위를 안겼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 역시 민주당의 중요한 정치적 갈림길에서 호남의 선택이 전국 판세를 바꾼 사례로 남게 됐다.

1%포인트대의 초접전이 계속되던 당권 레이스에서 광주·전남 당원들이 김민석 후보에게 25%포인트가 넘는 우위를 만들어줬고, 이 표차가 수도권의 마지막 추격전까지 버텨낸 원동력이 됐다.

17일 최종 선호투표 결과 김민석 후보가 54.08%로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당대표에 오른 것은 전국 투표의 결과지만, 그 승부의 방향을 결정한 ‘결정적 한 표’는 다시 호남에서 나온 것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Copyright © 광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