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 왕'으로 돌아온 최수종, 2500년 전 비극의 주인공 [MHN 공연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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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전문 배우' 최수종이 그리스 비극 속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로 돌아왔다. 자신의 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이고,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한 남자, 예언된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았지만 끝내 운명에 발이 묶인 비극의 주인공을 그린 2500년 전 그리스 연극이 오늘날 대한민국 서울에서 다시 공연되고 있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는 아들이 장차 자신을 죽이고,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아들을 산 속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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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안지훈 기자) '왕 전문 배우' 최수종이 그리스 비극 속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로 돌아왔다. 자신의 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이고, 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한 남자, 예언된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았지만 끝내 운명에 발이 묶인 비극의 주인공을 그린 2500년 전 그리스 연극이 오늘날 대한민국 서울에서 다시 공연되고 있다.
연극을 여는 첫 번째 키워드는 '예언'이다. 모든 일은 예언에서부터 비롯됐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는 아들이 장차 자신을 죽이고,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아들을 산 속에 버린다. 하지만 그 아들은 이웃 나라 코린토스의 왕에게 입양되고, 훗날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라이오스 부부는 아들이 죽었을 것이라 안심하고 있었을 테지만, 아주 우연적인 일로 아들은 여전히 살아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진실'이다. 오이디푸스는 그 누구도 풀지 못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며 테베에 평화를 가져올 정도로 현명한 사람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앞에 닥친 진실은 보지 못한다. 삼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기에, 자신에게 욕을 퍼부은 상대를 죽이게 된다. 이후 테베에 평화를 가져온 그는 왕위에 오르고, 자연스레 왕비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맞이한다. 그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은 전혀 모르는 채.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이를 거절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을 낳은 오이디푸스의 죄가 테베에 재앙을 내렸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 그는 진실을 마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베일이 벗겨질수록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건, 예언이 실현된 자신의 비극적 운명이다. 그럼에도 오이디푸스는 멈추지 않는데, 이런 그의 선택을 견인하는 건 백성을 향한 마음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운명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은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럼에도 운명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기꺼이 택하는 오이디푸스에게선 강인한 왕의 면모도 엿보인다. 나아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뒤 운명을 끌어안고 스스로 추락의 길을 택하는 장면에선 굳센 인간의 모습마저 확인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를 연기한 최수종은 강직한 왕의 모습부터 진실을 마주하고 무너져내리는 인간의 모습까지, 90분에 걸쳐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차츰 베일이 벗겨지며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얼굴과 손을 떨며 오열하는 최수종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그와 함께 뮤지컬 '영웅', '하데스타운'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 배우 양준모도 오이디푸스를 연기한다. 여기에 원로 배우 박정자를 비롯해 굵직한 연기 경력을 가진 남명렬, 강성진 등도 힘을 보탠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이디푸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코러스'의 존재다. 코러스는 그리스 연극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배경을 설명하고 사건의 전개를 이끄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외에도 이 연극에서 코러스는 까마귀 소리나 바람 소리를 직접 내는 등 극적인 효과를 주는 역할도 맡았다.
배우의 에너지를 강조하는 서재형 연출의 지론과 맞물려 코러스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충곤·소나영·박범규·손창성·오태린·이건영·박서영·강윤재가 코러스를 맡았고, 그들을 이끄는 '코러스 장'은 베테랑 배우 임병근과 이형훈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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