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비 90%가 이틀 만에 쏟아졌다... 거제 '1시간 124mm'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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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 경남 거제에 하루 동안 6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거제와 통영에선 이날 들어서만 오후 4시까지 각각 633.2㎜, 450㎜의 비가 내리며 두 지역 모두 1일 강수량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 0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거제 906.9㎜, 통영 745.1㎜, 가덕도(부산) 470㎜, 하이(고성) 430.4㎜, 삼천포(사천) 404㎜ 등 남해안과 맞닿은 지역을 따라 비가 집중되며 경남의 가뭄 상황은 크게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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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 시간당 최대 강수량 신기록
거제, 200년 만 한 번꼴로 많은 비
일 강수량, '태풍 루사' 이어 역대 3위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 경남 거제에 하루 동안 6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일 강수량이자 2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기록적인 폭우다. 이날 거제에는 1시간 만에 124.5㎜, 인접한 통영엔 97.4㎜의 극한 호우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복절부터 단 이틀 동안 두 지역에 평년 여름철 강수량의 90%에 달하는 비가 집중되면서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와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17일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폭우가 내렸다. 1972년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시간당 강수량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1년 7월 5일의 96.5㎜였다. 통영에서도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의 비가 쏟아져 지역 기상관측 시작(1968년) 이래 가장 많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거제와 통영의 1시간 최다 강우량을 각각 "200년 만에 한 번, 100년 만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누적 강수량 기록도 새로 썼다. 거제와 통영에선 이날 들어서만 오후 4시까지 각각 633.2㎜, 450㎜의 비가 내리며 두 지역 모두 1일 강수량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제의 이날 일 강수량은 기상청의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에서 측정된 역대 일 강수량 중 3위였다. 이를 넘어선 건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덮쳤던 2002년 8월 31일 강릉(870.5㎜)과 같은 날 대관령(712.5㎜) 기록뿐이다.
특히 이날 새벽 시간대 비가 집중되면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거제엔 오전 3시까지 불과 3시간 만에 300㎜의 비가 쏟아졌다. 오랜 가뭄으로 메말랐던 토양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오전 4시 32분 거제 옥포동의 한 아파트 1층이 산사태로 매몰되면서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5시 5분엔 통영 산양읍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당초 남부지방의 가뭄을 해갈할 단비로 기대됐던 이번 호우는 해안가에 비가 집중되는 '송곳 폭우'로 나타나며 지역별로 극과 극의 결과를 낳았다. 15일 0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거제 906.9㎜, 통영 745.1㎜, 가덕도(부산) 470㎜, 하이(고성) 430.4㎜, 삼천포(사천) 404㎜ 등 남해안과 맞닿은 지역을 따라 비가 집중되며 경남의 가뭄 상황은 크게 나아졌다. 거제와 통영의 평년(1991~2020년 평균) 여름 강수량이 935.1㎜와 728.8㎜인 점을 고려하면 두 지역엔 여름 한 철 내릴 비 90%가 이틀 만에 내린 셈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남 18개 시군 농업용수 저수율은 45.1%로 평년(69.8%) 대비 64.6% 수준으로 회복했다. 연휴 직전 14일 저수율은 32.2%로 평년 대비 41.4%에 그쳤다.

반면 전북과 경북 일부 지역은 광복절 연휴 누적 강수량이 20~40㎜에 그쳐 누적된 용수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뭄 경계 단계인 전북 정읍엔 사흘간 비가 22.6㎜ 내리는 데 그쳤다. 경북 구미와 안동도 이날 오후 4시까지 각각 33.1㎜, 18.8㎜의 강수량을 기록해 가뭄을 해소할 단비가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같은 경상권인 경남 밀양(133.3㎜), 창녕(80.5㎜)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구 북구와 동구, 수성구와 달성군은 생활·공업용수 가뭄 경계 단계다.

같은 경남이라도 지역별 강수량은 천차만별이었다. 이날만 비가 100㎜ 넘게 쏟아진 부산과 달리 해안선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양산엔 이날 42㎜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처럼 해안가에 비가 집중된 것은 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과 동쪽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강한 하층제트(대기 하층 약 1.5~3㎞ 고도에서 부는 빠른 바람)가 많은 수증기를 빠르게 실어 나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층제트를 타고 유입된 수증기가 해안선에 부딪히면서 국지성 호우를 쏟아낸 것이다.
연휴가 끝나며 남해안 폭우는 잦아들겠지만 완전히 그치지는 않겠다. 18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남부, 전남광주 남해안에 비가 더 내리고 제주에서는 오후까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 남해안 20~50㎜, 경남 내륙·대구경북 5~30㎜, 전남 남해안 5~20㎜, 제주 10~60㎜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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