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증조부’ 하영 논란에 ‘2기 친일재산환수위’ 관심···정성호 “최소 325억원 환수 예상”

이홍근 기자 2026. 8. 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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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복절을 기념해 ‘2026 서대문독립민주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행적 논란을 계기로 오는 12월 출범하는 2기 친일재산조사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기 조사위의 활동 종료 후 16년 만에 부활하는 2기 조사위는 새 특별법에 따라 이미 처분된 친일 재산의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게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오는 12월3일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은 2006년 출범한 1기 조사위가 2010년 활동을 종료한 뒤 새로운 친일 재산을 찾아낼 기구가 사라진데 따른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별법에선 친일 재산에 더해 ‘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친일 행위로 형성된 토지나 부동산을 후손이 이미 처분했다 하더라도, 그 대가를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숨겨진 친일 재산을 찾기 위한 신고 포상금 제도도 도입된다.

2기 조사위도 같은날 새로 출범한다. 법무부는 2기 조사위 출범을 위한 설립준비단을 지난 6월 발족해 운영 중이다. 단장은 이영창 검사(사법연수원 33기)가 맡았고, 법무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가보훈부, 산림청 등 관계 부처 인력 11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조사위 출범 전까지 관련 법규를 마련하고 조사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2기 조사위 활동의 핵심은 새로운 친일 재산을 찾아내는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1기 조사위는 2006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 4년간 친일파 168명의 2359필지에 대해 국가귀속을 결정했다. 친일 재산을 제삼자에게 처분한 친일파 후손 24명에 대해서는 친일 재산 확인 결정을 내렸다. 국가가 환수한 재산은 당시 시가 기준 총 23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1기 조사위의 환수 규모가 지나치게 적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보고서>에 수록된 친일파는 1006명이다.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작성한 <친일인명사전>엔 4389명의 친일파가 적시돼 있다.

국가귀속이 결정되더라도 후손이 불복할 경우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 법무부가 이해승 후손과 벌인 소송전이 대표적 예다. 정부는 2007년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이해승의 후손이 상속받은 토지 가운데 192필지에 대한 국가 귀속을 결정했다.

후손 측은 친일재산귀속법에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거나 이를 계승한 행위를 한 자’라는 조항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0년 대법원은 “이해승이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귀속 처분은 취소됐다. 이와 별개로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이해승의 후손을 상대로 토지를 매각해 얻은 부당이득금 약 78억원에 대한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기 조사위가 출범하면 최소 325억원 이상의 친일재산을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수된 재산은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내놓은 사람은 존중받고, 나라를 팔아 부와 명예를 쌓은 자가 부당하게 얻은 몫은 제자리로 돌아가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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