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400만 돌파.. '나비효과' 어디까지
개봉 12일 만에 400만 돌파, 높은 평점으로 흥행 질주
영화 흥행에 원전 ‘오디세이아’ 판매량 700% 급증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이용자도 두 배 가까이 증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개봉 12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름 극장가의 새로운 흥행 주자로 떠올랐다. 높은 관람객 평가까지 이어지면서 영화가 고전 신화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는 문화적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디세이’는 지난 5일 개봉한 작품으로,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놀란 감독 특유의 영상 언어로 재해석했다. 맷 데이먼은 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난의 여정을 떠나는 오디세우스 역을 맡았으며, 앤 해서웨이는 오랜 시간 남편을 기다리는 페넬로페, 톰 홀랜드는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텔레마코스로 출연했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72분이다.
흥행 성적은 개봉 초반의 관심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봉 12일 만에 400만 관객을 기록한 데 이어 CGV 에그지수 98%,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17점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개봉 직후 관객이 빠르게 줄어드는 일반적인 흐름과 달리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이 유입되는 역주행 양상이 나타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흥미로운 변화는 영화관 밖에서도 나타났다. 영화의 원작으로 알려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국에서 관련 인쇄본 판매량이 개봉 이후 70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천 년 전 탄생한 고전이 현대 영화 한 편을 계기로 다시 독자들의 손에 들리게 된 셈이다. 고전문학이 영화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독자층을 끌어들이는 문화적 파급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게임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포착됐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제작된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스팀과 콘솔 합산 일일 활성 이용자는 영화 개봉 전 12만2000명에서 23만명으로 증가했다. 영화에서 접한 신화적 세계와 고대 그리스의 풍경에 대한 관심이 게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흥행 열풍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영화가 고대 신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통로가 될 수 있지만, 극적 재미를 위해 원전의 인물과 사건이 크게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설정을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정설로 받아들이는 관객이 늘면 원전의 복잡한 맥락이나 시대적 배경이 희미해질 가능성도 있다. 또 172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과 높은 관람료는 관객층을 넓히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디세이’가 보여주는 현상은 영화의 영향력이 극장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화가 고전을 다시 읽게 하고, 게임을 다시 찾게 만드는 연결고리가 되면서 하나의 콘텐츠가 다른 문화 영역의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올여름 흥행작을 넘어 고전문학과 게임까지 움직이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