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기학도→7년 무명' 강유진, 프로당구 결승에 서기까지[스한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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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누적 상금보다 많은 준우승 상금을 손에 쥐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 이전 10년간의 연기 생활을 접고 무작정 큐를 잡았던 강유진(33)은 숱한 고비와 무명의 터널을 견뎌내고 여자프로당구(LPBA) 결승 무대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강유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027시즌 3차 투어 LPBA 결승서 박정현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랬던 강유진은 이번 대회 8강서 최혜미, 4강서 김민아 등 우승 경력자들을 연달아 꺾었고, 결승에서도 명승부를 보여주며 자신의 이름을 당구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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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통산 누적 상금보다 많은 준우승 상금을 손에 쥐기까지 걸린 시간은 7년. 이전 10년간의 연기 생활을 접고 무작정 큐를 잡았던 강유진(33)은 숱한 고비와 무명의 터널을 견뎌내고 여자프로당구(LPBA) 결승 무대에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스포츠한국이 강유진의 연습장이 있는 경기도 광명시에서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7년의 무명'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이유
강유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027시즌 3차 투어 LPBA 결승서 박정현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우승컵은 놓쳤지만, 그녀가 준우승에 닿기까지 갈고 닦은 시간은 정말 대단했다.
2019년 6월4일에 LPBA 데뷔를 이룬 강유진은 이번 대회 전까지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16강 4회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선수다.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이 1000만원인데, 강유진의 이전까지 통산 누적 상금이 990만원이었다.
하지만 강유진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훈련에 매진하고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7년을 단단하게 준비해 온 날들이 결국 빛을 발한 것이다.
물론 뚝심 있게 7년을 버텨낸 강유진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었다.
"2년 전 베트남 대회에 정말 출전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친한 선수들이 모두 베트남에 가는 와중에, 저는 순위가 하나 모자라 한국에 혼자 남았어야 했죠. 오랜 시간 잘 버텨왔지만 그땐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당시 중계사의 해설위원들이 모두 베트남 대회에 가게 되면서 제게 해설 제안이 왔고, 그 덕에 지금까지 해설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은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랬던 강유진은 이번 대회 8강서 최혜미, 4강서 김민아 등 우승 경력자들을 연달아 꺾었고, 결승에서도 명승부를 보여주며 자신의 이름을 당구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켰다. 돌풍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시즌에도 32강을 좀처럼 넘지 못했어요. 하지만 스스로 실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걸 느꼈기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왕중왕만 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번 대회 준우승 덕에 왕중왕전 진출 가능성이 높아져 기뻐요(웃음). 상대 선수들이 저보다 경험 많고 잘 친다는 걸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해요. 매번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가장 자신 있는 무기'를 썼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번 대회 후에 바로 다음 토너먼트가 이어지지 않고 두 달의 공백이 생긴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준우승을 해서 들떠있는 마음을 내려놓고 원래의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돌아갈 시간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면 사람들이 제 준우승 사실을 다 잊지 않을까요(웃음)?"

▶'연기학도에서 프로당구 준우승자로'... 강유진을 키운 생활력과 열정
강유진의 준우승은 그의 인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부모님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다.
"부모님이 제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본 게 이번 결승전이 처음이었어요. 딸의 경기를 보기가 떨려서 항상 문자로 결과를 물어보시는데, 결승전에는 언제 다시 올라올지 모르니 오신 거죠. 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아시니 울컥하시더라고요. 저는 우승을 했다면 울었을 것 같은데, 준우승 후에 울 타이밍을 못 잡았어요(웃음). 오히려 홀가분했습니다."
강유진은 애초에 당구와는 거리가 먼, 어린 나이에 극단에 들어가 연기의 꿈을 펼치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이 경험은 결국 '프로당구 선수 강유진'의 단단한 정신력 밑바탕이 됐다.
"외향적인 아이가 됐으면 하는 부모님 바람으로, 중학생 때 처음으로 극단에 들어갔어요. 그 길로 예고를 거쳐 대학도 연기 전공으로 갔고, 대학원까지 다녔죠. 20대 후반까지 연기를 했으니 10년 넘게 쉬지 않고 해온 거죠. 그러다 문득 '연기가 정말 좋아서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잠시 쉬기로 했습니다. 그때부터 연기 외에 좋아했던 당구를 배워보기로 했어요. 술도 안 마시고 게임도 하지 않는 제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친구들과 포켓볼을 치는 거였기 때문이었죠. 이후 당구 아카데미에 다닌 후에 선수 등록을 권유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9년 PBA가 창설되면서 첫 시즌부터 함께하게 됐죠."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아이들을 가르치는 등의 일로 돈을 버는 게 익숙했어요. 당구선수로서도 성적을 내지 않는 이상은 오로지 상금으로 생계 유지를 할 수 없으니 해설 등의 다른 일들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니 당연히 감수해야죠. 사람은 쉽게 굶어 죽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돈을 벌면 벌어지더라고요(웃음)."

7년 넘는 경력에도 여전히 당구가 재밌다는 강유진. 그게 바로 그녀가 오랜 인고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자, 우승을 향한 새 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이었다.
"다음 목표는 우승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조금씩이라도 실력을 키워가고 싶어요. 늘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는다면 버틸 힘이 생깁니다. 또한 저는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 일을 못하는 성격인데, 당구는 7년 넘게 치고 있는데도 여전히 재밌어요. 이걸 하기 위해 뭐든 이겨낼 자신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과 모글레이 구민수, 성려나 대표님, 해설로 몸 담고 있는 MBC 스포츠플러스에도 감사드립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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