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의 흙에서 문명의 사유로… 차기율 작가, 인천아트플랫폼서 ‘화해기’ 개막 [인천문화산책]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 선정 기획전
오는 10월 18일까지 B동 전시장서
40년간 서해 갯벌서 탐구한 생명·순환의 세계 집대성
강화 갯벌 흙 구워낸 대작 ‘불의 만다라’ 시선 사로잡아

광복절 연휴에 인천아트플랫폼을 찾아갈 것을 권합니다.
생명과 순환, 인간과 자연을 탐구해 온 차기율 작가의 개인전 ‘화해기(和海記)’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 교수인 차기율 작가의 개인전 ‘화해기(和海記)’가 지난 13일 오후 4시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개막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인천문화재단의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 선정에 따른 기획전입니다. 개막식에는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와 미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참석했습니다. ‘2023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에 선정된 오원배 작가와 2026년 선정된 황문정 작가 등 선후배 동료 예술가들도 함께해 차기율 작가의 전시 개막을 축하했습니다.

이종관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축사에서 차기율 작가를 두고 “40여 년간 인천과 서해 갯벌을 무대로 생명과 순환, 인간과 자연을 끊임없이 탐구한 작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이번 전시가 지난 시간을 결산하는 자리가 아닌, 앞으로 차기율 교수의 예술 철학과 예술 세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차기율 작가는 인사말에서 인천 미술의 대외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천문화재단이 추진해 온 ‘인천미술 올해의 작가’ 제도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제도가 도시 인천 입장에서 중요한 시기에 시의적절하게 도입됐다”며 “앞으로 배타적이지 않고 건강하게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짧은 개막식에 이어 차기율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장 투어가 진행됐습니다.
1층 전시장에서는 길이 7m가 넘는 대작 ‘고고학적 풍경-불의 만다라 2026’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차 작가는 강화 갯벌에서 채집한 흙을 가마에 구워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며 관람객들에게 시선의 높이를 달리해 작품을 감상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대작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 사이’(2026)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돌로 만든 거울 위에 포도나무 형태의 구조물이 공중에 떠 있는 작품입니다. 차 작가는 “동서양의 문명이 어떤 지점에서 만나고,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어떤 상상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층 전시장에서는 차기율 작가의 사물과 공간에 대한 기억을 담은 ‘기억상자’, 전쟁과 폭력 앞에서 인간의 취약함을 다룬 테라코타 작업 ‘폐허의 층위’, 자연석과 콩테 드로잉 40여 점으로 구성된 ‘돌의 초상’ 연작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폐허의 층위’ 앞에서 차 작가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설명했습니다. 차 작가는 “(미국·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예술가로서 발언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선보인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차기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 ‘화해기(和海記)’는 오는 10월 1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진행됩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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