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우리 조상님도 친일파?"…2030 우르르 몰려간 곳이

진영기/우연수 2026. 8. 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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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2030세대의 '조상 찾기' 열풍으로 번지고 있다. 광복절까지 맞물리면서 젊은 층도 족보를 뒤지고 친일인명사전을 검색하며 자신의 조상이 일제강점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추적하고 나선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본관을 검색하거나 족보를 확인한 뒤 조상의 이름을 독립운동가·친일 인사 명단과 대조해봤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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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 증조부 논란에 조상 행적 관심 커져
'뿌리를 찾아서' 등 조상 찾기 검색량 '급증'
사진=문경덕 기자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2030세대의 ‘조상 찾기’ 열풍으로 번지고 있다. 광복절까지 맞물리면서 젊은 층도 족보를 뒤지고 친일인명사전을 검색하며 자신의 조상이 일제강점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추적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성씨와 본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뿌리를 찾아서’는 전날부터 이용자가 몰리면서 접속 장애와 복구가 반복되고 있다. 이 사이트는 1997년 개설됐다. 성씨와 본관, 인물 등을 한글 또는 한자로 입력하면 해당 성씨의 유래와 역사, 주요 인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색량도 급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13일 2030세대의 ‘뿌리를 찾아서’ 검색량 지수는 ‘100’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사이 최고치다. 네이버 데이터랩은 특정 기간 검색량이 가장 많은 날을 '100'으로 놓고 상대적 수치를 표시한다. 지난해 8월 13일 검색량 지수는 0.02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검색량이 약 5000배로 급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친일인명사전’ 검색량도 25배로 늘었다.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한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8월 들어 13일까지 친일인명사전 앱 다운로드 수는 전월 대비 2.5배로 늘었다. 친일인명사전앱은 앱마켓에서 1만원에 다운받을 수 있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데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후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본관을 검색하거나 족보를 확인한 뒤 조상의 이름을 독립운동가·친일 인사 명단과 대조해봤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30대 직장인 정대윤 씨도 최근 처음으로 자신의 조상을 찾아봤다. 정씨는 “평소 조상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혹시 친일 행적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해 ‘뿌리를 찾아서’를 이용했다”며 “사이트에서 찾은 이름을 챗GPT에 입력했는데 친일 행적이 없다고 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영의 본관인 순흥 안씨를 ‘뿌리를 찾아서’에 입력하면 주요 인물로 그의 증조부 안상호가 등장한다. 사이트는 안상호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고종 독살설에 휘말린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담에 수원지역 독립운동가 그라피티 아트가 그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족보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족보 자료를 제공하는 ‘한국인의 족보’ 관계자는 “최근 들어 20·30대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자신의 본관이나 가계의 뿌리가 궁금하지만 족보가 한자로 쓰여 있어 이것을 확인하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과거 족보가 중장년층과 문중의 관심사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직접 찾아보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젊은 층의 높아진 관심을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아직 후손을 찾지 못한 독립유공자는 7622명에 달한다.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경우 제적부와 족보 등 관계 서류를 갖춰 국가보훈부에 후손 확인을 신청할 수 있다. 후손으로 확인·등록되면 정부가 보관하고 있던 훈장 등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뿌리 찾기’가 조상의 행적을 후손의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헌법상 연좌제가 금지된 만큼 조상의 친일 행위만으로 후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역사적 사실을 확인한 뒤 잘못된 행위를 미화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태도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경목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친일이든 독립운동이든 그것은 후손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친일을 미화하지 않고, 조상의 행적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영기/우연수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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