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먹으러 호텔갑니다…콘래드, ‘오감’으로 즐기는 뷔페 리뉴얼 오픈
오픈형 라이브 커피 바·라이브 젤라또 스테이션 도입

요즘 디저트는 식사의 마지막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지가 됐다. 눈으로 먼저 즐기고,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취향에 맞는 맛을 골라 먹는 것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여겨진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콘래드 서울 제스트(ZEST)가 이런 흐름을 발 빠르게 겨냥했다.
보는 맛까지 더해진 디저트
12일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제스트의 핵심 콘셉트는 ‘디스커버리 다이닝’이다. 음식을 한꺼번에 담아 먹는 기존 호텔 뷔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섯 개의 라이브 스테이션을 따라 이동하며 맛과 향, 식감, 소리, 시각을 차례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셰프가 추천하는 메뉴와 페어링을 직접 찾아가는 ‘발견’을 여섯 번째 감각으로 더했다.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끄는 곳은 파티세리 스테이션이다. 향긋한 빵 냄새와 함께 흐르는 초콜릿 분수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흐르는 초콜릿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연출해 ‘먹는 것’과 ‘보는 것’의 경계를 허물었다.
여기에 국내 호텔 뷔페 최초로 도입한 라이브 젤라또 스테이션도 마련했다. 주문과 동시에 젤라또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바닐라·초콜릿·말차 젤라또와 레몬·딸기·망고 소르베 등을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젤라또에는 셰프가 직접 만든 우유 베이스를, 소르베에는 프랑스 브와롱 과일 퓌레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렸다.
따뜻하게 완성되는 쇼콜라 퐁당, 마카다미아 쿠키, 크림 브륄레와 차가운 젤라또를 함께 즐기는 구성도 눈에 띈다. 따뜻함과 차가움, 부드러움과 쫀득함 등 서로 다른 온도와 질감의 대비를 한 접시 안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디저트의 짝꿍인 커피 역시 달라졌다. 대형 에스프레소 머신이 시야를 가리던 기존 구조 대신 모드바 시스템을 적용해 바리스타와 고객 사이의 시야를 열었다.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바리스타와 소통하며 음료가 완성되는 과정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뷔페=양껏 먹기’ 공식을 깨다
변화는 파티세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다섯 개의 라이브 스테이션은 각각 다른 감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션은 ‘맛’, 비스트로는 ‘식감’, 오리엔탈은 ‘향’, 랜치는 ‘소리’, 파티세리는 ‘시각’을 담당한다. 각 공간에서 셰프가 고객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오픈 키친 형태로 운영해 음식의 완성 과정까지 미식 경험에 포함했다.
첫 코스로 추천되는 오션 스테이션에서는 유자 참다랑어 타르타르와 캐비어, 그릴 장어 초밥과 산초 글레이즈 등을 선보인다. 참다랑어의 감칠맛에 유자의 산뜻한 향과 캐비어의 염도를 더하고, 숯불에 구운 장어에는 산초 글레이즈를 곁들여 익숙한 메뉴에 새로운 조합을 더 했다.
비스트로에서는 마르살라 크림과 망고 살사를 곁들인 MSC 인증 랍스터, 대게 벨루테와 비스크 에스푸마가 대표 메뉴다. 부드러운 랍스터에 진한 마르살라 크림과 산뜻한 망고 살사를 더 하고, 대게의 단맛과 비스크, 블랙 트러플을 겹쳐 서로 다른 식감과 풍미를 살렸다.
오리엔탈에서는 어향 동고와 칠리 크랩 에멀젼, 충칭 비산 향라 생선 등 아시아 요리를 제스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충칭 비산 향라 생선은 고추와 사천후추, 고추기름을 추가해 매콤하고 알싸한 향을 강조했다.
랜치 스테이션에서는 조리 과정에서 나는 ‘소리’까지 미식의 일부가 된다. 12시간 수비드로 조리한 통삼겹살을 현장에서 다시 바싹하게 구워내고, 껍질을 자르는 순간의 소리와 촉촉한 속살의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통삼겹살에는 훈연 쌈장과 매실 마멀레이드를, 프라임 립에는 구운 브리와 무화과 무스, 페리그 소스를 곁들였다.
특히 기존 뷔페와 차별화한 또 다른 지점은 ‘고메 도슨트’다. 각 메뉴의 특징과 조리법을 소개하는 ‘큐레이터스 노트’와 셰프가 추천하는 페어링,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안내하는 ‘디스커버 모어’를 통해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한다. 메뉴를 보고 음식을 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메뉴를 먼저 먹고 무엇과 함께 즐길지 스스로 발견하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제스트에서의 식사는 ‘얼마나 많이 먹었느냐’보다 ‘무엇을 새롭게 발견했느냐’에 가까워졌다. 다섯 개 스테이션을 하나의 코스처럼 돌면서 음식을 맛보고, 눈앞에서 조리되는 모습을 보고, 향과 소리를 경험한 뒤 마지막에는 디저트와 커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콘래드 서울은 앞으로 글로벌 미식 프로젝트 ‘월드 오브 콘래드(World of Conrad)’도 확대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 콘래드 호텔 셰프들의 시그니처 메뉴를 정기적으로 소개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메뉴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리뉴얼을 거치면서 날짜와 시간대별로 기존보다 8~10%가량 인상됐다. 다만 이달과 다음 달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김지윤 기자 ju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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