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곁에 ‘망령’ 89살 전두환 비서실장…“피 흘린 민주주의 모독”

송경화 기자 2026. 8. 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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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는 전두환 정권에서 실권을 가졌던 허화평(89)씨 등 역사적 논란의 인물들이 함께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의 개입으로 인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가 발표자로 나서 "북한 특수군만 온 게 아니라 서너살짜리 애기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그들을 돕는 게릴라 세력들", "전두환은 영웅",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 등의 주장을 펼쳐 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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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5·18 폄훼’ 포럼 허화평씨 참석
영화 ‘서울의 봄’에서 극중 전두광(배우 황정민) 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육군 통신 감청을 맡았던 문일평(배우 박훈) 대령. 오른쪽은 13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 참석한 허화평씨. ‘서울의 봄’ 영화 스틸컷 갈무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3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는 전두환 정권에서 실권을 가졌던 허화평(89)씨 등 역사적 논란의 인물들이 함께했다.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 맨 앞줄 내빈석에 이 의원과 함께 앉은 허씨는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전두환 국군보안사령관의 비서실장이던 인물이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박훈이 연기한 ‘문일평’ 역의 실제 모델이다. 허씨는 쿠데타 성공 이후 전두환씨의 최측근으로 승승장구했다. 1980년 9월 전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대령이던 그는 준장으로 예편한 뒤 청와대비서실의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청와대비서실 산하 정무제1수석비서관 등을 지내며 권력을 누렸다. 허삼수, 허문도씨와 함께 ‘쓰리(3) 허’로 불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 갈무리

노태우 정부 시절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김영삼 정부 시절 치러진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 12·12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징역 8년의 판결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사면됐다. 현재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가운데 이날 국회 행사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허화평 이사장, 주대환 의장, 이영훈 공동대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날 발제를 맡은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는 ‘뉴라이트’의 대표 학자다. 새역사국민운동은 ‘광주를 해방하라’를 제1의 강령으로 삼는 곳이다. 이 단체는 “(광주시민의) 봉기의 전개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인명의 손상은 몇 가지 우연적 요인이 겹쳐 발생했으며, 이를 두고 국가 폭력이 기획한 학살이라 정의함은 온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은 정당했다’도 이곳의 강령이다.

이 대표는 이날 5·18 민주화운동을 두고 “1980년 5월의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소요 사태”라고 표현하며 “좌파 정치세력과 좌파 역사문학이 독점하고 있는 5·18 문화권력을 해체하고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교수를 지낸 이 대표는 그동안 “위안부 성노예화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 등의 주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2019년 8월엔 자신을 취재하러 온 문화방송(MBC) 기자를 폭행한 일도 있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직함은 ‘이승만학당 교장’이다.

이날 축사를 맡은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은 운동권에서 뉴라이트로 전향한 인사로 평가된다. 주 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반대하면서 “6·25 한국전쟁이 5·18 광주민주화운동보다 만 배쯤 큰 사건인데도, 우리 부모 세대는 한국전쟁을 헌법 전문에 넣자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9년 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 전 참석자들의 국민의례 모습. 맨 앞줄 왼쪽부터 김순례, 이종명 의원, 지만원씨. 공동 주최자인 김진태 의원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5·18 문제에 있어 우파가 물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 의원 주최 국회 행사에서 ‘5·18 폄훼’ 논란이 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 2월8일엔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이종명·김진태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가 열려 파장이 인 바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의 개입으로 인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가 발표자로 나서 “북한 특수군만 온 게 아니라 서너살짜리 애기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그들을 돕는 게릴라 세력들”, “전두환은 영웅”,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 등의 주장을 펼쳐 큰 논란이 됐다.

2019년 2월8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발표자로 나선 지만원씨가 공청회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 폭력에 맞서 피와 눈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 항쟁을 학술과 재조명해라는 이름으로 모독하는 것은 역사적 진실을 훼손하고 민주공화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이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에 즉각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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