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의 ‘마오쩌둥 좌우명’ 유감[문화논단]

2026. 8. 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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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 강의에서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논란을 낳았다. 국방부 장관은 개인을 넘어 국군을 지휘하는 국방의 수장이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방장관의 말은 동맹국 미국에도, 중국에도 메시지가 된다.

우리가 한때 흠모하고 이상화했던 마오쩌둥과 문화혁명은 정작 중국사회 내부에서는 금기이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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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섭 한국국가전략학회 회장, 전 국방대 부총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 강의에서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논란을 낳았다. 여기서 개인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자는 게 아니다. 국방부 장관은 개인을 넘어 국군을 지휘하는 국방의 수장이다. 특히, 사관생도 앞에서 한 말은 장병의 가치관과 군의 리더십 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방장관의 말은 동맹국 미국에도, 중국에도 메시지가 된다.

에드거 F 퍼이어의 ‘미국 장군의 리더십’은 조지 C 마셜, 더글러스 맥아더,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조지 S 패튼 등을 통해 군 지휘관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독특한 것은 ‘미국 장군은 예스맨 되기를 회피한다’는 평이다. 그런데 국군은 상명하복이 관행이다. 장관의 한마디가 군사문화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이유다.

1970∼1980년대에는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8억인과의 대화’가 대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다. 학생들은 문화대혁명과 마오쩌둥을 군사독재에 맞서는 대항 담론의 맥락에서 접했고, 홍위병·계급투쟁·하방의 모습은 한국의 현실과 비교되며 때로 이상화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중국의 실상을 직접 확인할 정보가 극히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중국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지내며 현지의 인식을 체감했다. 우리가 한때 흠모하고 이상화했던 마오쩌둥과 문화혁명은 정작 중국사회 내부에서는 금기이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중국공산당은 1981년 역사결의에서 문화대혁명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그 폐해를 공식적으로 비판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의 관심도 혁명적 계급투쟁보다 경제발전과 개혁에 있었다.

6·25전쟁에 대한 인식도 그랬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에는 소련의 지원과 중국의 참전이 이어졌고, 결국 유엔군과 북한·중국군이 맞선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그런데 당시 중국 대학생들에게 6·25전쟁에 대해 물었더니 ‘미 제국주의자의 침략에 맞선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이라는 설명은 익숙했지만, 유엔군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현대 전쟁사에서 승전국의 장군이 전쟁이 끝난 뒤 패전국들의 경제와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대규모 원조를 추진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나의 이 질문에 학생들은 말이 없었다. 정답은 마셜이었다. 마셜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육군참모총장을 지냈고, 전후 국무장관으로서 유럽 재건을 위한 마셜플랜을 추진했다. 적을 이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전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 그의 전략적 리더십이었다. 1953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마셜의 사례는 동맹의 가치와도 맞닿는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에는 미국의 지원과 한미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도 그 상징이다.

물론 동맹의 인물 역시 공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울 것인지를 판단하는 태도다. 국군 지도자들이 생도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특정 국가나 인물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아니다. 6·25전쟁의 역사적 진실, 자유민주주의, 문민통제, 동맹, 책임 있는 지휘, 그리고 전쟁 이후의 평화까지 무엇이 국가를 지키는 가치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국방장관이 누구를 존경한다고 말하는지는 결국 국군이 어떤 가치를 존중하고 어떤 미래를 지향하는가 하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용섭 한국국가전략학회 회장, 전 국방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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