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안 교회 아동 '지적장애'... 교육청은 알았지만 천안시는 몰랐다

윤형권 2026. 8. 1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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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의 한 교회에 결박돼 있다 숨진 아동이 교육 당국에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관련 수당 지급과 아동보호시설 입소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장애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천안시청에서 교육부·경찰청·천안시·충남교육청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아동보호시설 입소로 이어지지 못한 제도적 공백과 취학의무 유예 등 학교 밖 아동의 관리 체계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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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병원 복지망 밖... 칸막이로 혜택 못 받아
천안교육지원청, 2023년 특수교육대상 선정
선정 사실 지자체에 통보 안 해...장애 등록 누락
5일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11세 A군이 지냈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교회의 모습. 천안=뉴시스

충남 천안시의 한 교회에 결박돼 있다 숨진 아동이 교육 당국에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관련 수당 지급과 아동보호시설 입소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장애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관 간 칸막이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3일 충남교육청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숨진 배모(11)군은 2021년 천안시 성거읍의 S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3학년 1학기까지 다닌 뒤 2023년 입장면의 Y초로 전학했다. 전학 사유는 ‘가족 이주’였다.

Y초로 전학 온 배군은 같은 해 12월 지적장애 판정을 받아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장애 수당 등 복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 등록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친모나 외할머니 등 보호자의 신청이 없었고, 관할 지역인 천안시도 배군의 지적장애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면 그 결과를 보호자에게 통지한다”며 “그러나 지자체에 별도로 통보하도록 한 절차는 없다"고 말했다. 천안시도 “배군 가족이 장애인수당 급여 신청을 하지 않아 장애아동수당 등을 지급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특수교육대상자 선정과 장애인 등록 및 지원이 서로 다른 제도로 운영되면서 그사이에서 배군 정보가 누락된 셈이다.

충남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전경. 천안=윤형권 기자

배군은 학교 생활에서도 어려움이 컸다. 5학년이었던 지난해 3월부터는 정신질환으로 천안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올해 4월에 퇴원했고, 그사이 학교는 ‘장기 병원 입원’을 이유로 지난해 8월 배군의 학적을 정리(취학의무 유예)했다. 당시 배군의 외할머니가 의무교육대상자에서 제외되는 취학면제를 학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특수교육운영회 심의를 통해 취학면제가 결정됐다.

‘취학의무 유예’ 상태가 되면 교육 당국의 관리를 받을 수 없다. 충청권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 ‘미인정 결석’ 학생에 대해선 한 달에 한 번 해당 학교가 학생의 소재지 등을 파악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입력하지만, 취학의무 유예 학생은 예외”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배군은 충남도 아동보호기관을 통해 올해 천안시 등록 장애인이 됐다. 등록은 됐지만 장애수당 신청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장애 수당 등 복지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급여 대상자나 미성년일 경우 보호자가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배군의 친모나 외조모 등 아무도 장애 급여 등의 신청을 하지 않았다.

세종시 어진동에 있는 교육부(왼쪽)와 보건복지부 청사 전경. 두 부처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세종=윤형권 기자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배군은 5일 오후 교회에서 결박돼 있다 고열과 의식저하 등의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후 3시간여 만인 6일 0시 2분쯤 숨을 거뒀다. 배군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강제 수사에 착수했고, 교회 목사와 배군의 외할머니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천안시청에서 교육부·경찰청·천안시·충남교육청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아동보호시설 입소로 이어지지 못한 제도적 공백과 취학의무 유예 등 학교 밖 아동의 관리 체계를 점검했다. 현수엽 복지부 제1차관은 “고위험군 아동이 보호 안전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관계 부처가 힘을 모아 실효성 있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천안= 윤형권 기자 yhknews@hankookilbo.com
세종=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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