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 가로막던 '대출·소득 규제' 수술대
실거주 이력 없는 '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차단…'핀셋 그물망' 강화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가로막던 불합리한 소득 및 대출 규제가 대대적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부부 중 1인 소득 기준 신설로 결혼 페널티를 완화하고, 청년 전용 '주거지원 3종 세트'를 신설해 주거 안정망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혼부부의 '결혼 페널티' 해소다. 종전에는 미혼 단독 소득 기준(7000만원)에 비해 신혼부부의 합산 소득 기준(8500만원)이 엄격하게 설정돼 있었다. 맞벌이 부부가 결혼 신고를 할 경우 오히려 정책대출 자격을 상실하거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득 요건에 기존 '부부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 기준뿐만 아니라 '부부 중 1인 소득 7000만원 이하' 선택 기준을 새로 신설한다. 맞벌이 부부 중 한 사람의 소득이 요건을 충족하면 상대방의 소득 유무와 관계없이 정책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청년층의 장래소득 반영 절차도 대폭 강화된다. 현재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심사 시 청년층의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제도가 있지만, 시중은행 창구에서 적극적으로 안내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위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은행이 청년 차주에게 DSR 산정 시 장래소득 반영 가능 여부와 이에 따른 한도 증액분, 상환 플랜 등을 필수적으로 사전 안내하도록 의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이 적은 초년생 청년들도 향후 소득 상승분을 인정받아 필요한 주택 자금을 한층 수월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애최초 요건도 합리화된다. 오는 31일부터는 과거에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있더라도, 미성년 당시 주택 지분 상속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회사의 여신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외가 인정된다.
"월세 낼 바엔 집 산다"…자가·전세·반전세 맞춤 '청년 3종 세트'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다. 시세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빌라·다세대·연립주택 등)를 구입하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월세 수준으로 대폭 낮춘 초장기 정책모기지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80%까지 대폭 상향 지원한다.
매달 80만 원 안팎의 월세를 내며 거주 중인 무주택 청년이 한 달 100만원 수준의 원리금을 부담해 4억원 이하의 소형 오피스텔이나 단독·연립주택 등을 매수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내년 1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4억원 이하 비아파트가 청년층의 최종 주거지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해당 상품으로 첫 집을 사더라도 향후 더 큰 주택으로 갈아탈 때 '생애최초 주택구입' 자격을 그대로 유지해 주는 파격적인 '징검다리'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청년층이 처음부터 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사기 어려운 현실에서, 자산 형성의 중간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라며 "기존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2년간 한시 운영한 뒤 시장 영향과 호응도를 확인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비선호' 비아파트 대상 논란엔 "월세 부담을 갖고 있는 청년에게 주택 구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생애최초 혜택이 소진되어선 안 된다는 취지가 있었다"면서 "2년간 운영한 뒤 제정당국과 협의해 향후 아파트까지 포함할 수 있다. 영원히 배제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초기 목돈이 모자라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청년들을 위한 '청년 전월세결합보증'도 함께 도입된다. 기존에는 전세보증과 월세보증 중 하나를 택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보증이 가능하다. 월세 대출의 경우 매월 자동으로 대출이 시행되던 것에서 필요시에만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이너스 통장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는 현행 보증비율 100%의 전세대출 보증 지원대상·대출한도를 늘려 신혼부부를 포함해 만 39세 이하 무주택청년까지 확대한다.
갭투자는 차단…실거주 이력 없는 '비거주 1주택자' 제재
앞서 지난 4월 금융위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불허 정책을 발표하면서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식 예고한 대로 전세대출보증 제한 대상으로 지정됐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세를 준 해당 주택에 단 한 번도 주소 이전을 한 적(실거주 이력)이 없는 경우로 구제 대상을 명확히 했다. 단,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임대하고 본인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의 사례는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규제 대상의 핵심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전세를 준 집에 단 한 번도 거주(주소 이전)한 적이 없는 경우"라며 "단 한 번이라도 주소 이전이 확인됐다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하는 명쾌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와의 차등화 정책도 명확하게 했다. 무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수준(80~90%)을 그대로 유지해 주거 안전망을 지키는 반면,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80%에서 70%로 낮춰 자기자본 부담을 늘린다.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DSR 소득 산정 방식도 정교해진다. 일시적인 성과급이나 상여금 착시로 대출 한도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소득 상승률이 20%를 초과할 경우 최근 2개년 평균 소득을, 30%를 초과할 경우 최근 3개년 평균 소득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심사한다.
금융권에 대한 자본 규제 장치도 한층 촘촘해진다. 고액 주담대나 고가주택 등 고위험 대출에 대해 은행권의 위험가중치(RW)를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신 사무처장은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의 구체적인 기준과 상향 폭은 금융권의 자본비율 영향 분석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며 "가계부채발 시스템 리스크 위험에 대비해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SSyRB)'도 선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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