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씩 깎아주는 게 공정?”…이 대통령, 가업상속공제 정조준

김아름 기자 2026. 8.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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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마트·병원 등 공제 대상서 제외
대형 베이커리카페 44%서 남용 소지
이재명 대통령 / 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을 둘러싼 업계 반발에 직접 선을 그었다.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업종의 사업자들이 가업승계를 어렵게 만든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제도를 모든 업종에 확대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업상속공제 개편과 관련한 기사를 공유하며 "부당감면 축소는 조세 정상화의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업종에 수백억원씩 상속세 감면을 계속하는 게 공정한가"라고 반문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가업상속공제의 문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피상속인이 사업을 운영한 기간 요건을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강화하고, 상속 이후에도 가업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공제 대상 업종도 한국표준산업분류의 세세분류를 기준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가업상속공제는 기업을 운영하던 부모가 자녀에게 사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사업용 자산이나 주식 등에 대한 상속세를 일정 범위에서 공제해 기업이 세금 부담 때문에 매각되거나 폐업하는 것을 막고, 장기간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일자리를 이어가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현행 제도에서는 피상속인이 가업을 10년 이상 운영하면 300억원, 20년 이상이면 400억원, 30년 이상이면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가업상속공제가 정상적인 기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면서도, 부동산을 활용한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변질되는 사례는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사례 중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 베이커리카페다. 국세청은 올해 초 서울과 경기권의 자산 규모가 큰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 제도 악용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제과점업은 대상에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중심인 사업장이 제과점업으로 등록해 공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세청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제과점업으로 등록했으나, 제과 관련 매입은 소량에 그치고 커피·차 등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훨씬 높은 사업장이 있었다. 넓은 부수토지를 사업용 자산으로 신고하거나 고령의 부모가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사례 등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결국 정부가 이번 개편에서 겨냥한 것은 정상적인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승계 자체라기보다 '가업'이라는 명목으로 상속세를 줄이는 데 제도가 활용될 가능성이다.

문제는 업종을 둘러싼 형평성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택시·버스 운송업을 비롯해 마트, 병원, 약국 등 일부 업종이 공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해당 업계에서는 가업 승계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런 반발에 대해 업종별 이해관계만으로 제도를 확대하기보다, 수백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업상속공제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인 동시에 상속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세금을 줄여주는 조세지원 제도이기도 하다.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특정 자산이나 업종을 활용한 편법적인 상속을 막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정부는 앞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과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실제 기업 승계에 필요한 지원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역시 대형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제도 운영과 개선에 반영하고, 공제 신청과 사후관리 과정에서 업종과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