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헤매는 黨 나 몰라라 “중진들이 야속하다”는 국힘 내부 탄식

조선일보 2026. 8. 13.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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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지방선거 이후 한 달 넘게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을 찾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초유의 현상을 겪고 있지만, 장동혁 지도부는 더 거꾸로 가고 있다. 정상적 정당이었다면, 6·3 지방선거 대패(大敗)가 당내 혁신과 인적 쇄신, 리더십 교체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데에는 침묵으로 일관해 온 중진 의원들 책임이 크다.

국힘 중진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영남권에 주로 몰려 있다.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했던 구주류가 다수이기도 하다. 그들도 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 그럼에도 강성 당원이 당을 주도하는 구조에 순응해 현상 유지를 택해 왔다. 정치적 생존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재선의 박정하 의원은 이들을 향해 “보수 통합이나 당의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다. 중진 의원들이 너무 야속하다”고 했다.

장 대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힘 당원과 시민 등 2만여 명이 ‘장동혁 사퇴’에 서명한 연판장이 공개됐다. 이에 대한 장 대표의 응답은 “여당과 제대로 싸울 사람을 당협위원장에 임명해 조직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노선에 찬성하는 인사로 채우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징계 정치도 계속돼 장 대표와 대립했던 당내 인사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18일 결정된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국힘이 가야 할 길이 중도를 포괄하는 보수 통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대한 강력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민심도 확인했다. 그러나 당내 반대파에 보복하는 징계 정치, 선관위에 대한 2030 분노에 편승한 집회 정치로 장동혁 지도부는 기회를 허비했다. 누더기 같은 징벌적 부동산 세제 개편, 증시의 투기장화,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 같은 여권 발(發) 악재에도 국민의힘은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중도층뿐 아니라 청년층도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힘 의원 109명 가운데 33명이 3선 이상 중진이다. 보수 정당에 맹목적 지지를 보낸 지역구 덕분에 여러 번 배지를 달 수 있었던 이들이다. 자신들이 누려온 특권과 혜택에 대해 값을 치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기본 도리다. “중진들이 야속하다”는 후배 정치인의 탄식을 흘려 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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