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전경철, 자폐 子에 마지막 당부 "아빠 잊고, 희미하게 그리운 사람으로 기억해주길"(유퀴즈)[종합]

김소희 2026. 8. 12.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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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키워온 전경철 씨가 아들을 향한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55회에는 중증 자폐를 앓고 있는 27세 아들의 거처를 찾는 시한부 아버지 전경철 씨가 출연했다.

전경철 씨는 간암을 앓고 있는 시한부 환자로, 27세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20여 년간 키워온 싱글파파다.

전경철 씨는 결국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알렸고, 이후 방송에도 출연하며 아들의 상황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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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키워온 전경철 씨가 아들을 향한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이 아버지를 잊더라도 괜찮다면서도, 언젠가 문득 떠올렸을 때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55회에는 중증 자폐를 앓고 있는 27세 아들의 거처를 찾는 시한부 아버지 전경철 씨가 출연했다.

유재석은 전경철 씨를 "아들을 위해 네버랜드를 찾는 피터팬 아빠"라고 소개했다. 전경철 씨는 간암을 앓고 있는 시한부 환자로, 27세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20여 년간 키워온 싱글파파다.

전경철 씨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1999년생이다. 제 눈에 잘생긴 귀공자 청년이다. 많은 분들이 잘생겼다고 하고, 피는 못 속인다고도 말해준다"라며 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잘생기고 건장한 아이"라고 아들을 소개한 그는 아들의 정신연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경철 씨는 "의학계에선 진단한 연령이 2.3살이다. 27년간 두 살 신생아 키우는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아들의 몸은 어느덧 성인이 됐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어린아이와 같았다. 27세의 건장한 청년이지만 아버지에게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린아이와 다름없었다. 어린아이를 돌보는 마음으로 품에 안으면서도 성인이 된 아들의 몸을 감당해야 했던 세월이었다.

특히 전경철 씨는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로 비만을 꼽았다. 아들의 체중을 관리하는 과정 역시 매일이 전쟁이었다.

그는 "지금 아들이 90kg 유지하고 있는데, 스무 살 때쯤 160kg가 됐다. 지금은 90kg니 70kg 감량한 거다"라고 밝혔다.

성인이 된 아들의 몸은 점점 커졌지만, 먹는 것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상황은 그대로였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먹는 양을 제한하면서 부자 사이에는 격한 갈등도 벌어졌다.

전경철 씨는 "먹을 거 왜 안 주냐고 손톱으로 잡아뜯었다. 아들과 먹거리 전쟁하면 팔이 온통 흉터였다"라고 말하며 힘겨웠던 시간을 회상했다.

그럼에도 전경철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전쟁이었다. 냉장고에 쇠사슬 자물쇠 걸고 못 열게 했다. 육탄전을 매일 했다"면서 "그래도 그 과정을 거쳐 1년 만에 해냈다. 왜냐면 의사가 '비만 문제가 아니고 생사의 문제'라고 했다. 나이 스물도 안된 귀공자 아들이 생사가 위험하다는데 어떤 아빠가 방치하냐. 정말 목숨 걸고 해냈다"라고 뿌듯해했다.

하지만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뇌경색과 치매를 앓았던 어머니까지 돌보게 된 데 이어 자신에게 간암까지 찾아왔다.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에도 전경철 씨의 머릿속에는 오직 아들 생각뿐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빠 없이 아들이 살아갈 곳'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아빠 없이 살 곳을 찾아야 했다. 치료를 안 하면 6개월밖에 살 수 없다고 했지만 치료를 거절했다. 6개월 안에 아이가 살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경철 씨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려 1000곳을 찾아갔지만, 아들을 받아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중증 자폐 장애인의 경우 돌봄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전경철 씨는 의사를 찾아가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 치료도 할 테니 6개월만 더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고, 이후 치료를 시작했다. 아들이 머물 곳을 찾기 위해 자신의 치료마저 미뤘던 그가 다시 삶을 붙잡은 순간이었다.

전경철 씨는 결국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알렸고, 이후 방송에도 출연하며 아들의 상황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절박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후원과 응원이 쏟아졌고, 기적처럼 아들을 맡아줄 거처도 찾게 됐다.

전경철 씨는 아들 근황에 대해 "지금 잘 지내고 있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네버랜드'를 마침내 찾은 것이다.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도 아들이 안전하게 머물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 전경철 씨에게는 그것만으로도 더없이 큰 안도였다.

하지만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냐"는 물음에 전경철 씨는 뜻밖의 답을 내놨다.

그는 "보통 성인이 20세에 독립하지 않냐. 근데 부모 품이 그립고 집이 생각나면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되겠냐"며 "서서히 잊혀지는 게 옳은 일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버지를 잊는 것이 오히려 아들에게는 더 나은 삶일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전경철 씨는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꺼냈다.

그는 "행복하게 살아라. 아빠라는 존재는 깨끗이 잊고 네 행복만 위해 살아라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건 솔직하지 않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로서 아들이 자신을 잊기를 바란다는 말은 끝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라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싶다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전경철 씨 역시 그 마음만큼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어 아들이 언젠가 자신을 떠올렸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지 묻자 그는 "희미하게 기억나는 나이 많은 남자가 나를 바라보면 많이 따뜻했고 맛있는 거 많이 차려주던 사람"이라며 "기억이 희미해 누군지 모르겠지만 떠올리면 문득 그리운 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마지막 당부"라고 말했다.

또 아들에 대해서는 "27년간 행복을 안겨준 잘생긴 아들을 품에 안고 있겠다"라고 말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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