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하영 증조부' 논란에 "친일 강박증"

이정우 2026. 8. 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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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논란에 대해 "친일 강박증"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지난 11일 밤 페이스북에 "갑자기 친일 연루 비난을 받고 있는 여배우의 증조부가 가진 '조선의 첫 번째 양의'라는 타이틀은 그가 '조선의 문명화·근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말한다"며 "심지어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었다니 그는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이기도 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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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증조부 논란에 "친일로 쌓은 명예 아냐"
"소록도 불임수술, 일본 자국민에도 했다"
"당신 조부도 지원병이었을지 모른다"
배우 하영 /사진=뉴스1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논란에 대해 "친일 강박증"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지난 11일 밤 페이스북에 "갑자기 친일 연루 비난을 받고 있는 여배우의 증조부가 가진 '조선의 첫 번째 양의'라는 타이틀은 그가 '조선의 문명화·근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말한다"며 "심지어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었다니 그는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이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 그가 귀국 후 순종의 주치의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그 명예에는 당연히 부도 따라왔을 것"이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가 된 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완용을 치료했다며 비난하는 이도 있던데,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그에게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영의 조부를 둘러싼 소록도 경력 논란에 대해서는 "비난은 할 수 있지만 비난할 사람들은 알고 나서 비난하기 바란다"며 세 가지를 들었다. 박 교수는 "일본은 자국민에게도 똑같이 한센인 대상 불임수술을 했고, 일부 의사들 생각으로 행해진 불법 수술이었는데 1948년에 오히려 합법화됐으며, 그 법률이 폐기된 건 1990년대 이후"라며 "조선인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그 폭거는 개인의 죄라기보다 시대적 우매함이 만든 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제 치하에서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든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은 교육부터 활동까지 구조적으로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그 모든 이들을 부정한다면 일제시대 내내 인재를 키우지 말아야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들의 존재를 전부 부정하는 이들은 일본인의 지배를 직접 받고 싶었다는 얘긴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당신에게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을지도 모르고, 수십만 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속에 당신의 조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민지화된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식민지화의 흔적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려 하는 것부터 모순 아닌가. 콤플렉스든 강박증이든 피해망상이든,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며 4대째 의사 집안임을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근대 의사 안상호라는 주장과 함께 일제강점기 행적이 거론됐다.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안상호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기록과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등장한 내용 등이 논란의 근거로 제시됐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증조부가 안상호임을 인정하면서도 친일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뒤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의 실재를 확인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또 소속사는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논란은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 교수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한 이력으로도 번졌다. 소록도는 일제강점기부터 한센병 환자를 격리해온 곳으로, 강제 단종·낙태 등 장기간의 인권침해가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자료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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