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법,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 열쇠 되나
전력·용수·교통 기반 집중 지원
인허가 줄고 재정·금융·세제 혜택
노동시간 쟁점…정부 "세부 검토 중"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빠른 조성을 위해 인허가 단축과 규제 완화, 재정·금융·세제 지원을 한데 묶은 가칭 '메가특구특별법'을 올해 안에 제정하고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과 주거·교육 여건을 함께 갖추기로 해 호남의 산업구조를 바꾸는 제도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업통상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메가특구는 기존의 작은 특구와 달리 여러 시·도에 걸친 광역 산업권을 지원하는 제도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규제 완화 방안을 직접 제안하면 정부가 이를 심의해 적용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핵심은 '메뉴판식 규제 특례'와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다. 정부가 미리 마련한 규제 특례 가운데 기업과 지역이 필요한 내용을 고를 수 있다. 현장에 맞지 않는 규제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을 받아 일정 기간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원 분야는 입지와 인허가, 산업과 기술, 노동과 인력, 주거와 교육 등이다. 환경·교통·재해 관련 평가와 산업단지 인허가를 한 번에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재정·금융·세제·인재·기반시설·기술창업·행정 지원을 묶은 7대 지원 꾸러미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이라는 새로운 지원 체계를 마련해 지원하며, 국민성장펀드와 지역성장펀드 등을 통한 투자와 함께 정책금융 대출금리 우대 조치도 병행한다.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통합투자·고용·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의 제도를 통해 세제 혜택도 뒤따른다.
메가특구로 지정되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메가특구 계획을 마련한 뒤 지자체가 특구 지정을 신청하고, 이어 규제합리화위원회가 특구계획을 심의·의결하면 마지막으로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정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현재로선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를 대상으로 메가특구 지원방안이 논의되는 단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메가특구를 두고 "전략산업에 대해 메가 지원을 해주는 특구라고 이해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축한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메가특구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안의 구체적인 조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지난달 "지역 성장과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특례와 지원 방안을 놓고 여러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특례 등 노동계가 반대하는 사안도 남아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메가 특구의 성공을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안전·환경 분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노동계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별법이 시행되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 군공항 부지를 한꺼번에 개발할 수 있어 대규모 생산시설과 협력기업 단지를 함께 배치하기 쉽다. 특별법을 통해 부지 확보와 환경 평가, 도로 건설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면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막대한 전력과 공업용수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메가특구에 전력·용수·교통 기반시설을 우선 공급할 방침이다. 주택과 학교, 병원 등 생활 기반을 함께 조성하면 수도권에 몰린 반도체 기술 인력을 호남으로 끌어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에는 반도체 교육과 공동 연구를 확대할 기회가 열린다.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정보기술 기업이 모이면 청년 일자리와 지역 세수도 늘어날 수 있다.
/박형주 기자 hispe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