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사 재점화…공항·국토부 압수수색

정용진 2026. 8.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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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179명 희생 부른 무안공항 참사... 수사 칼날 공공기관 겨냥
한국공항공사·국토부 압수수색... 안전관리 책임 추적 본격화
45명 입건·중대시민재해 검토…책임 소재 규명에 속도
로컬라이저 관리부터 감독체계까지, 참사 원인 전방위 조사
[지데일리] 참사의 책임을 묻는 수사가 사고 발생 1년 8개월여 만에 공공기관 핵심으로 다시 향하고 있다.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이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을 압수수색하며 공항 시설 관리와 정부의 안전감독 체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179명이 숨진 참사와 관련해 45명이 입건됐으며, 중대시민재해 적용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전라남도 제공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12·29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특별수사단이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공항 운영과 항공 안전 관리 과정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에 나섰다.

12·29 여객기 참사 특별수사단은 11일 오전 9시부터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단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관련해 사고 당시 공항 시설과 항공 안전 관리, 감독 업무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사고 원인을 항공기 자체의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공항 시설과 정부의 안전관리 체계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고 당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는 항공기의 착륙 과정에서 충돌한 로컬라이저 시설이 설치돼 있었고, 해당 시설의 설치 및 관리 과정이 사고 피해를 키운 요인이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

참사는 2024년 12월 29일 발생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과정에서 활주로를 벗어나 로컬라이저와 충돌했다. 탑승객 181명 가운데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국내 항공사고 가운데 손꼽히는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수사기관은 사고 당시 현장 대응뿐 아니라 사고 이전부터 이어진 공항 시설 관리와 감독 체계에도 책임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히 항공 안전과 관련된 시설이 관련 기준에 맞게 설치·관리됐는지,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기회가 있었는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사이의 업무 분담과 감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경찰은 현재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45명을 입건하고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과 6월에도 국토교통부를 압수수색한 만큼 이번 수사는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자료 확보 작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압수수색만으로 책임 소재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확보한 문서와 전산자료를 토대로 각 기관과 관계자들이 어떤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위험성을 인식하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각종 안전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의 관리상 과실과 참사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수사의 중요한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수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형 항공사고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와도 맞닿아 있다.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공항 시설의 설계와 배치, 유지·관리, 안전 감독이 피해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면 관련 기관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기관 간 책임을 나누는 데 그치거나 특정 개인의 과실 여부에만 수사가 집중된다면 공항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허점을 고치기 어렵다.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공항 시설의 위험성 평가와 관리 기준, 정부의 감독 체계, 사고 대응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79명의 희생을 낳은 참사의 진상 규명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수사 결과가 누구의 책임을 가리키느냐와 별개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지점이 어디였는지 밝혀내고 이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