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까이 버틴 성당 첨탑도 무너졌다… 콜롬비아 7.4 강진, 111명 사망

콜롬비아 서부에서 10일(현지 시각)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100명이 넘게 숨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수도 보고타를 비롯한 콜롬비아 대부분 지역에서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고, 인접국인 파나마와 에콰도르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피해 지역에서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들을 찾는 수색·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 지질청(SGC)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4분 콜롬비아 서부 초코주 산호세 델 팔마르 인근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산호세 델 팔마르 인근으로 파악됐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지진이 콜롬비아에서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100명 넘어
콜롬비아 당국은 이날 낮 12시30분 현재(현지 시각) 페레이라와 마니살레스, 키브도, 메데인, 초코주, 바예델카우카주 등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11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는 피해가 급격히 커지자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무너진 건물 곳곳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커피 산지인 중서부 ‘커피 벨트(Eje Cafetero)’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페레이라와 마니살레스 등에서는 주택과 건물이 무너졌고, 남서부 대도시 칼리에서도 여러 건물이 붕괴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소셜미디어에는 건물이 주저앉아 도로를 잔해가 뒤덮거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 거리로 쏟아지는 모습,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구조 작업을 벌이는 장면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100년 가까이 버틴 대성당도 피해
강진의 위력은 마니살레스의 상징인 ‘성모 로사리오 대성당’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1928년 착공해 1939년 완공된 네오고딕 양식의 이 성당은 높이가 112m에 달해 콜롬비아에서 가장 높은 성당으로 꼽힌다. 약 100년 가까이 도시 한복판을 지켜온 건물이다.

콜롬비아 매체 엘에스펙타도르에 따르면 이날 지진으로 대성당 오른쪽 측면 탑이 무너지면서 중앙 신랑 쪽으로 떨어졌고, 성당의 십자가도 떨어져 나갔다. 건물 곳곳에는 균열이 생겼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높은 첨탑 일부가 굉음과 함께 떨어진 뒤 먼지 구름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성당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놀라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성당 내부 출입은 안전 진단을 위해 통제됐다.
이 대성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강진을 견뎌냈다. 건설 중이던 1938년 지진을 겪었고, 1962년 지진 때는 측면 탑 하나가 무너졌다. 이후 복구돼 마니살레스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지만 이번 규모 7.4 강진으로 다시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도로·항공 교통도 마비
지진으로 도로와 항공 교통도 곳곳에서 마비됐다. 콜롬비아 도로 당국은 칼리~로보게레로 도로에서 산비탈의 암석이 무너져 내렸고, 마니살레스~프레스노를 연결하는 도로는 세로 브라보 구간에서 완전히 폐쇄됐다고 밝혔다. 항공 당국도 안전 점검을 위해 페레이라와 아르메니아, 카르타고, 부에나벤투라, 키브도 등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쟈 콜롬비아 대통령은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고 국가재난위험관리국(UNGRD)에서 긴급 대응 회의를 열었다. 콜롬비아 정부는 피해 규모가 커지자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와 복구 작업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데 라 에스프리에쟈 대통령은 “오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콜롬비아 국민에게 말하고 싶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피해 지역 대응을 직접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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