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軍공항 기능 2년 내 이전 배치”

김태준 기자 2026. 8. 11. 00: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李 “호남 반도체 속도전 넘어 전격전”
연내 메가 특구 특별법 만들고
공항 이전 전이라도 산단 착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광주 광주 군(軍) 공항 부지에 조성할 예정인 호남 반도체 팹(fab·공장) 건설과 관련해 10일 “2028년 중반까지 광주 기지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해 광주 군 공항 부지가 반도체 산단으로 조기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정부는 광주 군 공항을 전남광주 무안으로 이전할 계획인데, 새 공항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광주 군 공항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비행단) 임시 배치 이전이라도 군 공항 인근 부지에 산단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2차 메가 프로젝트 민관 합동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일본 구마모토에 못지않은 속도로 신속하게 집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만 반도체 회사 TSMC는 2021년 10월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6개월 후인 2022년 4월 착공, 2024년 2월 공장을 준공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연내 메가 특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각종 인허가와 환경 영향 평가 등을 단축하고,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 시설과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을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 내 ‘주 52시간 근로 상한 예외 적용’과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해당 지역과 노동계가 함께 논의해 공간을 열어낼 때, 지역주민의 동의를 받을 때 가능한 문제”라며 “청와대가 지휘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숙고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靑 “메가 특구 주52시간 예외는 노동계 동의 필요”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전남광주특별시청

정부는 지난달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1차 점검 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 부지(250만평)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선정했다. 한 달여 만인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2차 점검 회의에서는 군 공항 부지 확보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 일정이 제시됐다. 2년 안에 현재 광주 군 공항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며 속도전에 나선 모양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군 공항 내) 탄약고 부지의 경우 부지 조성 작업을 조기에 착수해 기업이 원하는 경우 최대한 이른 시간 내 팹 착공이 가능하도록 부지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광주 군 공항 250만평만 국가 산단 후보지로 지정돼 있는데 기업의 수요를 확인한 후 인근 부지에 대한 추가 후보지 지정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2028년 말부터 부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2030년까지 하루 65만t의 용수도 확보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청와대는 메가 프로젝트의 조속한 실행을 위해 청와대 내 전담 조직을 두고 국무총리실에도 범정부 지원 협의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부지, 전력 확보를 서두르고 있지만 기업들의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기업들의 투자 계획 발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메가 특구 특별법 제정의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 근로 상한 예외 적용’과 관련해선 “노동계의 동의를 받아야 할 문제”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산업계는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예외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도 경쟁 상대인 중국의 ‘996(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 노동제’를 본보기로 메가 특구 내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요청했다. 반면 고용노동부는 기존 근로기준법에 특별연장근로 제도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이다.

광주 군 공항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전력을 다른 기지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공군 제1전투비행단은 T-50 고등훈련기 수십 대를 보유하고 공군 조종사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광주 군 공항 연간 이착륙 횟수는 9100여 회이고, 이중 97%인 8800여 회가 조종사 훈련 비행이었다. 군 관계자는 “(다른 기지의) 주요 전투비행단들도 시설 공사와 노후 활주로 재포장 공사 등으로 이미 포화 상태”라고 했다. 다만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 군 공항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청와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 일정을 밝힌 건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민주당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는 11~14일로 예정돼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호남의 비율은 33%에 달한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성공시키려면 청와대와 가까운 김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지난달 6일 김 후보가 광주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날 이 대통령은 메가 프로젝트 1차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광주 군 공항 부지를 대상지로 발표한 것도 김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메가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는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이라며 “제가 듣기로는 김민석 후보 측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건 호남인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