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경쟁 없이 ‘당대표 대리전’된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강한들·김송이 기자 2026. 8. 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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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3일 경기 부천시 OBS경인TV에서 열린 최고위원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수·임미애·김용·서미화·박선원·최민희·이성윤·김영호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가 당대표 선거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일부 후보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가 계파전으로 흐르면서 상대방을 향한 거친 발언이 지지율 제고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기준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누적 득표율 1위를 기록 중인 친정청래(친청)계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대구 북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의원을 비판하는데 주력했다.

최 의원은 김 의원이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당시 정몽준 캠프에 합류했던 전력을 들어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배신하고 재벌 정몽준에 투항했다”며 “배신은 치밀한 계산인데, 왜 단일화에 성공하고 돌아왔다고 왜곡하냐”고 말했다. 또 “유시민 작가를 비판하지 않으면 반명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최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오마이뉴스 카메라 기자의 촬영을 방해했다는 논란에 대해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쪽 출신 오마이뉴스 기자(직원)님, 너무 큰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친청계 후보인 한민수 의원은 지난 9일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6·3 지방선거 정청래 의원 책임론을 제기해온 김 의원을 겨냥해 “내란을 이겨낸 동지니 금도를 지켜달라고 외쳐왔지만 선을 넘고 있다”며 “강원시장·군수 18곳 중 11곳을 이겼는데도 패배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최민희 의원이 지난 8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순회경선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재명(친명)계 서미화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호남 당원들을 ‘어머니’라 부르며 지지를 호소한 정청래 의원을 두고 “호남은 팀정청래 같은 부끄러운 자식을 둔 적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후보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연 회견에서 “지난 1년 동안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해 온 팀정청래가 최고위원을 독식하려 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김영호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동지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데, 이런(온건한) 메시지를 내서는 당원들께 주목을 못 받는다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재선 A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1인 1표제가 되면서 강성 당원들에게 어필하는 쪽으로 선거전이 흐르고 있다”며 “심하게 당내 공격을 하는 것은 해악이고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재선 B 의원도 기자와 통화하며 “서로 비판하고 공격하는 게 보기 유쾌하지 않아서 연설을 안 보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서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은 당원들조차 후보들 간 논쟁이 공감하기 어렵고 답답하다는 표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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