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폐버스 청년주택 '버스 하우스' 제안 사과.. 주거난 해법 두고 '역풍'
민주당, 당론 아닌 개인 의견이라며 논란 수습에 총력
청년 목소리 반영한 실효성 높은 주거정책 마련 약속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제시한 아이디어였지만, 주거의 질과 안전, 현실적인 비용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정치권의 청년 주거정책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황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폐버스 개조 주택 제안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이 이뤄지기까지 발생하는 시간적 공백을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이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겪는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높은 주거비와 대학가 원룸 부족 문제를 바라보며 새로운 형태의 임시 주거 모델을 고민했다는 취지다.
논란은 지난 7일 황 의원이 폐기된 버스를 개조해 대학가 인근 청년 단기 주거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아이디어는 버스 내부를 숙소 형태로 개조해 일정 기간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주거공간으로서의 협소함과 안전성, 냉난방 및 환기, 화재 대피, 화장실과 취사시설 확보 등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AI를 활용한 풍자 이미지와 고가 아파트를 패러디한 콘텐츠까지 등장하면서 정치권의 주거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청년 주거 문제는 높은 월세와 전세 보증금, 취업난, 소득 정체가 맞물리면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가에서는 좁은 원룸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데다 보증금과 관리비, 교통비까지 더해지면서 사회초년생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주거 형태를 고민하는 시도 자체는 필요하지만, 주거를 바라보는 기준이 비용 절감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폐버스를 활용한 주거정책은 구조 변경에 따른 안전 기준과 인허가 문제, 차량의 노후도, 단열 및 방음, 전기·수도 공급, 위생시설 설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주거공간은 잠을 잘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 청년층을 위한 공간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도록 한다면 주거복지의 취지와도 어긋날 수 있다.
민주당은 논란이 확산하자 황 의원의 제안이 당 차원의 정책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며 거리를 뒀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취지로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황 의원 역시 향후 청년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해 보다 실효성 있는 주거 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은 청년 주거정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당사자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값싼 잠자리만이 아니라 안전하고 쾌적하며 통학과 출퇴근이 가능한 주거환경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이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려면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보다 공공임대 확대, 월세 지원, 보증금 부담 완화, 대학가 주거 공급 확대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청년 당사자와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는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