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일] 이부환 한화에어로 대표, R&D·해외사업 경험으로 글로벌 공략
유럽 현지화 경험 앞세워 글로벌 수출 확대 이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리더십 재편에 나섰다. 전 세계 방산업계의 무게중심이 '현지화'로 이동하는 가운데 해외 사업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은 리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R&D 기반 쌓은 기술 전문가
이 대표는 1995년 6월 입사 이후 30여년간 방산 분야에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화맨'이다. 부산대학교에서 생산기계공학 학·석사를 마친 그는 연구개발(R&D) 현장을 중심으로 기술 전문성을 쌓았다.
2016년 한화디펜스 기동화력연구소 팀장을 시작으로 2018년 체계기술센터장, 2019년 기동화력연구센터장, 2020년 종합연구소장을 차례로 역임하며 연구개발 조직을 이끌었다.
R&D 경험은 이후 사업 전략과 경영 판단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 됐다. 무기체계 개발부터 체계 통합, 생산 현장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기술 경쟁력과 사업성을 연결하는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다. 특히 첨단 무기체계 경쟁력은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R&D 조직을 이끈 경험은 이 대표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기술에서 글로벌 사업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이 대표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된 이력은 2022년 맡은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이다. 기술 전문가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경영자로 역할을 확장한 시기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갔다.
글로벌 시장 경험을 축적한 그는 같은 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유럽 시장 공략의 최전선에 나섰다. 현지 방산 기업 및 정부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했으며 한국 방위산업의 유럽 내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2025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정밀타격)사업부장을 맡아 천무 다연장로켓 등 주력 유도무기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지난해 4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한 것이 핵심 경영 성과로 꼽힌다.
당시 이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현지화 전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산 호황 타고 최대 실적
인사 발표 직후인 7월 31일 공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실적은 이 대표 체제 출범의 기반이 될 성과로 평가된다.
회사는 방산 수출 확대와 계열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연결 기준 매출은 9조2929억원,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 59% 증가했다.
특히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은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차륜형 대공포 천호와 공대지 미사일 천검 등 주요 양산 사업 물량이 증가했고, 해외에선 폴란드와 이집트, 중동 등 주요 시장으로의 무기 납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수주 잔고도 약 38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4월에는 9400억원 규모의 핀란드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따냈고 5월에는 에스토니아와 천무 추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유럽 내 수주 기반을 확대했다.
항공우주 부문 역시 매출 7600억원,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군수 등 주요 사업 물량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의 다음 과제 '현지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실적은 새롭게 리더 자리에 오른 이 대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주는 중요한 지표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 현재 수주잔고의 75%도 수출 물량이 차지한다. 여기에 이집트와 이라크 등 중동 시장으로도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단순히 완성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 현지 생산기지 구축, 기술 이전, 산업 협력 등 현지화를 주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는 현지화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구축한 현지 생산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미 폴란드 방산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현지화 성과를 거둔 데다, 해외사업본부장과 유럽법인장 시절 축적한 글로벌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와 함께 출범한 이 대표 체제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곳곳에 K방산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