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일] 이부환 한화에어로 대표, R&D·해외사업 경험으로 글로벌 공략

신혜영 기자 2026. 8. 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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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해외사업 두루 거친 방산 전문가
유럽 현지화 경험 앞세워 글로벌 수출 확대 이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리더십 재편에 나섰다. 전 세계 방산업계의 무게중심이 '현지화'로 이동하는 가운데 해외 사업 최전선에서 경험을 쌓은 리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 30일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이부환 전 PGM사업부장(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손재일 대표이사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대표직을 겸임하며 양사를 이끌어왔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양사 특성에 맞춘 독립적인 리더십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각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기반 쌓은 기술 전문가
이 대표는 1995년 6월 입사 이후 30여년간 방산 분야에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한화맨'이다. 부산대학교에서 생산기계공학 학·석사를 마친 그는 연구개발(R&D) 현장을 중심으로 기술 전문성을 쌓았다.

2016년 한화디펜스 기동화력연구소 팀장을 시작으로 2018년 체계기술센터장, 2019년 기동화력연구센터장, 2020년 종합연구소장을 차례로 역임하며 연구개발 조직을 이끌었다.

R&D 경험은 이후 사업 전략과 경영 판단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 됐다. 무기체계 개발부터 체계 통합, 생산 현장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며 기술 경쟁력과 사업성을 연결하는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다. 특히 첨단 무기체계 경쟁력은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R&D 조직을 이끈 경험은 이 대표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꼽힌다.

기술에서 글로벌 사업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이 대표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된 이력은 2022년 맡은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이다. 기술 전문가에서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경영자로 역할을 확장한 시기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갔다.

글로벌 시장 경험을 축적한 그는 같은 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유럽 시장 공략의 최전선에 나섰다. 현지 방산 기업 및 정부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했으며 한국 방위산업의 유럽 내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2025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정밀타격)사업부장을 맡아 천무 다연장로켓 등 주력 유도무기 사업을 총괄했다. 특히 지난해 4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한 것이 핵심 경영 성과로 꼽힌다.

당시 이 대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현지화 전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 내 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현지 산업 생태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럽 방산 시장에서 역내 생산 능력 확보와 기술 협력이 주요 요구 조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유럽 방산 네트워크에 선제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호황 타고 최대 실적
인사 발표 직후인 7월 31일 공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실적은 이 대표 체제 출범의 기반이 될 성과로 평가된다.

회사는 방산 수출 확대와 계열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연결 기준 매출은 9조2929억원,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7%, 59% 증가했다.

특히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은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차륜형 대공포 천호와 공대지 미사일 천검 등 주요 양산 사업 물량이 증가했고, 해외에선 폴란드와 이집트, 중동 등 주요 시장으로의 무기 납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수주 잔고도 약 38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4월에는 9400억원 규모의 핀란드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따냈고 5월에는 에스토니아와 천무 추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유럽 내 수주 기반을 확대했다.

항공우주 부문 역시 매출 7600억원,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군수 등 주요 사업 물량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의 다음 과제 '현지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실적은 새롭게 리더 자리에 오른 이 대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주는 중요한 지표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며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다. 현재 수주잔고의 75%도 수출 물량이 차지한다. 여기에 이집트와 이라크 등 중동 시장으로도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단순히 완성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 현지 생산기지 구축, 기술 이전, 산업 협력 등 현지화를 주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는 현지화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구축한 현지 생산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미 폴란드 방산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현지화 성과를 거둔 데다, 해외사업본부장과 유럽법인장 시절 축적한 글로벌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와 함께 출범한 이 대표 체제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곳곳에 K방산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새로운 성장 국면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