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청주 ‘54조 승부수’…AI 호황에 생산·주주환원 쌍끌이

용인 Y2·청주 M17에 54.3조 투자…AI 메모리 공급능력 선제 확대
Y2 내년 7월·M17 내년 2월 착공…2028~2029년 클린룸 가동
분기배당 375원 결정…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 확정
[대한경제=심화영 기자]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대에 54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용인과 청주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동시에 확충하는 한편 분기배당을 이어가고 추가 주주환원까지 예고했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맞춰 공급능력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7일 이사회를 열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Y2 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각각 35조2000억원, 19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총 투자 규모는 54조3000억원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 6월 수립한 중장기 투자 전략의 후속 조치다. SK하이닉스는 폭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청주에서 후속 생산라인 건설에 동시에 나선다.
용인 Y2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들어서는 4개 팹 가운데 두 번째 생산기지다. 연면적 112만7273㎡ 규모로 조성되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 7월 착공해 2029년 6월 첫 번째 클린룸을 가동하고, 투자는 2031년 10월까지 집행한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 Y1은 내년 2월 첫 클린룸 가동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45년으로 잡았던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점을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Y2 건설은 이 같은 조기 완공 로드맵을 뒷받침하는 핵심 사업이다.
청주 M17은 낸드플래시 생산을 담당한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AI 추론과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등으로 낸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M17은 연면적 68만992㎡ 규모로 내년 2월 착공해 2028년 12월 첫 클린룸을 가동할 계획이다. 투자는 2031년 4월까지 진행된다. 청주에는 기존 낸드 생산라인인 M11·M12·M15가 가동되고 있어 기존 생산기지와 연계한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물량을 맞춰주는 공급 능력이 핵심”이라며 “시장의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선제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증설 투자와 함께 주주환원도 강화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733억원이며 배당 기준일은 이달 31일이다. 배당금은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추가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진 데 따른 행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에서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AI 메모리 호황을 장기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려는 SK하이닉스의 전략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막대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하면서도 호황으로 늘어난 현금흐름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대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