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반기 최대 순익에도 공모가 40% 밑돌아 ROE 8%대·PBR 1.5배…성장 프리미엄 증명 부담 케뱅, 공모가 대비 30%대↓…수익성·오버행 겹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주가가 공모가를 각각 43.6%, 32.7% 밑돌며 금융지주 상승세와 대비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인터넷전문은행 주가가 금융주 상승 흐름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앞세워 재평가받는 사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출범 초기 인정받았던 성장 프리미엄 대신 실제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전날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1.85%) 오른 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 3만9000원보다 43.6% 낮다. 케이뱅크는 전 거래일과 같은 5590원에 마감했다. 지난 3월 증시 상장 당시 공모가 8300원과 비교하면 32.7%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와의 주가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이후 이날까지 하나금융은 43.0%, 신한금융은 42.7%, KB금융은 41.1%, 우리금융은 24.3%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상승률은 1.9%에 그쳤다.
■ 카카오뱅크, 높은 몸값 뒷받침할 ROE가 관건
카카오뱅크의 최근 1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대로, 10%를 웃도는 KB금융보다 낮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9% 안팎과 비슷하다. ROE는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반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의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카카오뱅크가 1.5배를 웃돈다. KB금융은 1배 안팎,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배 아래다. 수익성은 금융지주와 비슷하거나 낮지만 카카오뱅크 주식에는 더 높은 가격이 매겨져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2030년 ROE 목표는 15%다. 지난해 ROE 7.22%의 두 배가 넘는다. KB증권 리서치센터에서도 지난 5월 목표주가 3만3000원을 산정하면서 지속가능 ROE 15.1%와 목표 PBR 2.2배를 적용했다. 현재보다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ROE를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수익원 다변화도 숙제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6.3% 늘었고 순이자마진(NIM)은 2.13%로 전분기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전체 대출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플랫폼·수수료이익은 362억원으로 25.7% 증가했지만 이자이익과 비교하면 아직 9%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대출을 과거처럼 빠르게 늘리기도 어려워졌다. 개인사업자대출과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지만 기업여신은 차주와 업종별 데이터, 심사 경험을 쌓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가 캐피탈사 인수와 해외 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위해 새로운 대출 성장원을 확보하고 플랫폼 수익을 키워야 한다"며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2만8000원을 제시했다.
■ 케이뱅크, PBR 1배 아래에도 수익성·오버행 부담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PBR이 1배 아래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ROE도 5~6%대에 머물고 있어 장부가보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 당시 4980억원을 조달해 대출 확대를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했다. 문제는 늘어난 자본을 실제 이익 성장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다. 자본이 먼저 늘어난 상황에서 순이익 증가가 뒤따르지 않으면 ROE는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상장 당시 시장이 기대했던 대출 성장과 규모의 경제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실적 개선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수급 부담도 남아 있다. 오는 9월 케이뱅크의 8377만여주 보호예수가 추가로 풀린다. 지난 6월 해제된 3575만여주까지 합하면 약 1억1953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9% 수준이다. 우리은행과 재무적투자자(FI) 보유분이 포함돼 있어 주가가 반등할 경우 잠재 매물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도 이제 고객과 대출의 외형 성장만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한 지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시장의 평가 기준도 성장 가능성에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내는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객 증가와 대출 성장 자체가 인터넷은행의 프리미엄을 설명했다면 이제는 자본비용을 웃도는 ROE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카카오뱅크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수익성으로 증명해야 하고 케이뱅크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본을 실제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