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벨트가 사라졌다”…싱가포르 현대차 공장 가보니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6. 8. 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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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약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 싱가포르 스마트 산업단지인 주롱 혁신단지에 위치한 이곳의 겉모습은 공장이라기 보다는 첨단 지식산업단지를 연상케 했다.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인 HMGICS는 2023년 11월 개관한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스마트 팩토리다.

사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첫 스마트팩토리 거점으로 낙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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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현대차 스마트팩토리 첫 거점
제조업 육성 의지·공학 인재 등 높이 평가
28개 분절된 셀에서 로봇 활용해 차 생산
다품종 생산 체계·생산 효율화 등 도모
1층엔 로보틱스 활용한 거대한 스마트팜도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에서 로봇을 이용해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모습. 출처=HMGICS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약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 싱가포르 스마트 산업단지인 주롱 혁신단지에 위치한 이곳의 겉모습은 공장이라기 보다는 첨단 지식산업단지를 연상케 했다.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인 HMGICS는 2023년 11월 개관한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스마트 팩토리다. 1만 3000평(4만3977㎡) 부지에서 약 35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 이곳은 싱가포르 내 유일한 전기차 생산 시설이다.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 기아 EV5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전기차 생산과 함께 스마트 제조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주도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한-아세안센터 주관 ‘한-아세안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HMGICS 3층에 위치한 생산 라인에 들어서자 총 28개의 독립된 ‘셀(Cell)’이 눈에 들어왔다. 셀은 자동차 생산 공정을 단위별로 쪼갠 소규모 작업장이다.

헨리 포드가 고안한 전통적 생산 방식인 ‘컨베이어벨트’가 일렬로 이어진 직렬식 구조라면, HMGICS의 셀 방식은 개별 공정이 독립되어 작동하는 ‘병렬식’ 생산 체계다. 컨베이어벨트 방식은 한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라인이 멈춰 서지만, 셀 방식은 특정 셀에 오류가 생겨도 나머지 셀은 정상 가동되어 높은 생산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셀 단위로 병렬식 생산을 하기 때문에 ‘다품종 생산 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에서 생산된 차량이 전시된 모습. 출처=한-아세안센터
셀 내부에서는 작업자 옆으로 바퀴 달린 자율주행 로봇(AMR)과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바쁘게 오간다. 특히 스팟은 인공지능(AI) 키퍼 역할을 맡아 조립 품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공장은 생산 과정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생산 운영 조건을 실시간으로 피드백한다. 궁극적으로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현실과 동기화되는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셀을 거쳐 완성된 차량은 ‘주차 로봇’에 실려 건물 옥상인 7층 ‘스카이트랙’으로 이동한다. 약 620m 길이에 최대 경사각 33.5도에 달하는 이 주행시험장에서 차량의 최종 시승 및 성능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문제점이라도 발견되면 현장 데이터가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과 즉시 연동된다. 오작동의 원인을 제공한 특정 셀의 제조 공정을 바로 점검하고 수정하는 정밀한 피드백 루프가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한 성능 검사가 주행을 통해 진행되는 모습. 출처=한-아세안센터
사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첫 스마트팩토리 거점으로 낙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싱가포르는 차량 수량 조절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량 등록증(COE)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곳에서 아이오닉5 한 대를 사려면 무려 20만 싱가포르달러(약 2억2000만원)를 지불해야 하기 떄문이다. 차량 가격이 높은 만큼 수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스마트 팩토리 거점으로 낙점한 이유는 싱가포르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육성 의지와 우수한 기술 인프라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싱가포르 제조업 최초로 난양공과대학교(NTU),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처(A*STAR)와 함께 3자 기업연구소를 출범시켰다. 현재 100여 명의 전문 연구 인력이 이곳에 상주하며 AI, 지능형 로봇 시스템, 3D 프린팅 등 미래 모빌리티 생산을 위한 첨단 제조 R&D에 매진하고 있다.

HMGICS는 자동차 제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건물 1층엔 로보틱스를 활용한 거대한 ‘스마트 팜’이 자리잡고 있다. 5개의 로봇 팔이 상추 등의 씨앗을 심어 약 40일 뒤 수확까지 마치는 구조다. 약 90%에 달하는 싱가포르의 식량 해외 의존도 문제를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이곳 1층에 스마트팜을 조성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 1층에 설치된 스마트팜. 출처=한-아세안센터
또 건물 3층엔 2024년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싱가포를 방문했던 당시 의전 차량으로 직접 사용했던 ‘아이오닉5’가 전시돼 있기도 하다. 이 차량은 HMGICS에서 직접 생산된 차량으로 평소 친환경 문제를 중요시한 교황의 뜻에 따라 싱가포르 방문 당시 의전 차량으로 선택됐다.

싱가포르=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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