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vs 용인·이천·화성…세수로 번진 반도체발 분배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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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을 낳았던 반도체 초과 이윤 분배 논란이 이제는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 간 지방세 배분 문제로 번졌다. 재정 위기에 빠진 경기도가 반도체 거점 도시들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광역세로 전환해 재분배하는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면서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상일 용인시장은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 고유세로, 그 기초단체가 좋은 기업 유치를 위해 교통망을 확충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공사 차량이 드나들고 환경 문제를 겪는 등 온갖 불편을 감수한 시민들을 위한 재정 환원 성격의 핵심 재원을 경기도가 싹둑 잘라간다면 누가 납득하겠냐"고 말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법인지방소득세 개편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전체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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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세 전환 뒤 재분배 ‘공동세원화’ 추진
기초단체 “기업유치 대가 뺏나” 반발

노사 갈등을 낳았던 반도체 초과 이윤 분배 논란이 이제는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 간 지방세 배분 문제로 번졌다. 재정 위기에 빠진 경기도가 반도체 거점 도시들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광역세로 전환해 재분배하는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면서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본격화되는 논란은 기업을 유치한 기초단체와 광역단체 사이에 비슷한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경과가 주목된다.
광역단체 빈 곳간…반도체 초호황에 눈길
추 지사의 말은 반도체 기업들이 내는 지방세(법인지방소득세)를 기초단체인 시·군만 취하고 경기도는 거두지 못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전부터 이를 “도정의 가장 큰 과제”로 제시한 추 지사는 ‘재정 혁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반도체 세수 재분배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특수와 관련해 국세인 법인세를 광역단체에 일부 주거나,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세로 전환한 뒤 도내 시·군에 재분배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과세 체계에서는 반도체산업 초호황의 과실이 중앙정부나 기초단체에만 가기 때문이다. 시·군은 지역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지방소득세로 거둔다.

경기도가 일부 시·군의 저항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세제 개편을 강하게 밀어붙이려는 배경에는 심각한 재정난이 있다. 부채가 7조원대인데, 세수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부동산 거래세)는 급감했다. 취득세 수입은 2022년 11조원에서 지난해에는 8조2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도 8조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경기도는 재정 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국가 세수가 아무리 늘어도 보통교부세를 할당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용인·화성·평택·이천에 걸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지역은 반도체 활황으로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 추정치가 많게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이천시의 법인지방소득세는 이미 1분기에만 5천억원을 돌파해 ‘역대급’ 세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 화성·용인·평택의 법인지방소득세 역시 급증세를 탔다. 지난해 화성·용인·평택의 법인지방소득세는 각각 4천억원, 2천억원, 1700억원가량이었다. 용인에 두 업체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이 추가되면 세수 기반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환 경기도 재정혁신 태스크포스 간사는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라 등락이 너무 큰 취득세 중심의 지방 재정 구조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8월 중 법인지방소득세 등 전반적 세제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초단체들 “고통 감내한 결실 가로채나”
추 지사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성수석 이천시장 역시 조심스럽게 ‘지역의 희생과 고통에 대한 보상’을 강조했다. 성 시장은 “이천시는 수도권정비법 등 3중·4중 규제를 받으며 2500만 수도권 시민의 맑은 물을 위해 희생해왔고, 이제야 반도체 특수로 반짝 세수가 들어온다”며 “사용처나 방법에 대해 기초단체와 협의 없이 도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청년들을 위한 반도체 연구·설계(팹리스) 시설 유치 등 “공동의 이익 도모”와 세제 개편을 연계해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초단체들의 반발과 관련해 추 지사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교통 인프라를 깔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들어와도 경기도는 돈만 내고 세수 한 푼 갖고 오지 못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런 걸 지적하는데 해당 시·군마다 ‘내 돈 왜 뺏어가’ 이러면 안 된다. (배분의) 구체적 방안은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광역-기초 세금 논쟁, 다른 지역에도 파급 가능성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법인지방소득세 개편은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전체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기초단체의 세목인 지방소득세를 도가 가져간다면 시·군이 운영될 수 있도록 도세 중 일부(취득세 등)를 주거나, 기초단체 사무 중 일부를 광역단체가 맡는 세목 및 사무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11개 세목으로 이뤄진 지방세 체계에서 특별·광역시와 자치구가 거두는 세목 비율은 9 대 2인 반면 광역 도와 시·군의 이 비율은 6 대 5다.
경기도의 세제 개편 시도가 상생의 묘수가 될지, 광역-기초단체 간 분열상만 키울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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