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Pick] “손님이 설치…” 계곡 불법 막았더니 꼼수 판친다
간이 시설물 두고 물놀이객 유인
“손님이 잠깐 만든 시설물” 항변
道, 피서지 위법 행위 단속 강화

휴가철을 맞아 계곡과 하천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간 꼼수 영업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손님들이 물놀이 중 계곡과 하천 내에 간이 시설물 등을 설치하는 것은 무단 점용에 해당하지 않는만큼 이러한 점을 노린 업장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찾은 용인시의 A식당에는 손님 3명이 계곡 내 간이 테이블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인근 테이블에는 맥주캔 여러개가 테이블에 놓여있었고, 과자 등 요깃거리와 물놀이 용품을 잔뜩 올려둔 테이블도 보였다.
A식당 업주는 손님들에게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있으니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안내했다.
계곡을 끼고 있는 양주시의 B시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근 계곡에는 돌을 높게 쌓아올린 임시 물막이가 조성됐다. 물을 가둬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 역시 불법이지만 손님들이 쌓아올린 시설물이라면 처분이 쉽지않다.
두 사례 모두 현행법상 명백한 처분 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계곡 내에 유속을 방해하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런 행위가 사적 이익을 위한 무단 점용이라고 판단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인식한 듯 A식당 측은 계곡 인근에 ‘이곳 계곡은 용인 시민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두기도 했다. 식당 한편에 배치도를 마련해 계곡 위치와 진입로, 편의시설 등을 안내하며 계곡을 찾은 이들에게 식당 이용을 유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업주 측에서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점을 현장 단속반이 확인할 수 있는 방안도 없다시피 하다. 손님이 물놀이 과정에서 임시로 시설물을 조성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계곡 내에 시설물을 둔 업장들은 대개 단속반에게 “손님이 잠깐 만든 시설물”이라는 취지로 항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관내 하천과 계곡에서 이뤄지는 불법 영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가철 손님들을 상대로 이른바 계곡 주변 주차장 자릿세 논란이 불거지자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계곡과 하천의 불법 행위를 꾸준히 정비해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포천 백운계곡을 찾아 하천과 계곡 이용 실태와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백운계곡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계곡 정비 현장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공 공간은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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