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최우선' 내세웠지만…HD현대중공업 안전관리 역량 시험대

김세형 2026. 8. 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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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와 함께 안전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혀왔지만,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사고의 경우 현장에서 이미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은 사고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군산조선소 판넬공장 조립라인 일체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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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지난 7월 29일부터 사흘간 모든 공장 가동을 멈추고 안전 점검을 하는 '안전 셧다운'(Safety Shutdown)을 진행했다.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 전경. 연합뉴스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의 안전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들어 조선 부문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에만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사고 간격은 6일에 불과했다. 올해초부터 따지면 사망사고만 3건에 달한다. 업계 안팎에선 안전관리 경영 시스템 문제를 넘어 안전불감증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매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과와 함께 안전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혀왔지만,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사고의 경우 현장에서 이미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안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모든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등 안전불감증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5일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 군산조선소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판넬공장에서 러그(철제 부품)와 러그취부기 사이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직후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현장 조사와 관련 자료 확인에 착수했다. 전북경찰청은 하청업체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까지 포함해 관련자들을 폭넓게 수사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의 사고 책임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은 사고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25일 군산조선소 판넬공장 조립라인 일체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가 안전관리 부실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안전관리 미흡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했다. 예견된 사고였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사고가 발생한 러그 취부기는 1.5t 지게차를 개조해 만든 장비로, 선박 블록을 옮기거나 뒤집는 작업을 위해 고정용 장치(러그)를 부착하는 데 사용된다"며 "비좁은 블록 하부를 수시로 드나드는 작업 특성상 노동자 보호를 위해 헤드가드(머리 보호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헤드가드가 제거되거나 임의로 높이를 낮춘 장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의 개조는 최근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며 "2025년 1분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러그 취부기 헤드가드 개선을 요구했고 회사도 3분기 내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고용부가 현대중공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지난달 28일 고용노동부 군신지청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사진제공=전국금속노조

노조가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조선 부문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사고 발생 6일 전인 지난달 18일 울산조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4월에는 잠수함 화재로 인해 노동자가 숨진 바 있다. 노조는 사고 발생 시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성 평가와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의혹을 제기해왔다.

현대중공업의 반복되는 사고에 정치권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등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사고 발생 직후 추모 메시지와 함께 사고 원인 규명과 안전한 산업 현장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군산조선소의 사고와 관련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안전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실시했다. 안전불감증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안전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9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교육을,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 사업장 내 생산활동을 중단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 마련을 위한 다양한 조치에 나선 바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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