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번 것도 죄?" 최대실적 5대 금융, '이자장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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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나홀로 부진', '증권사 호조', '치솟는 연체율'.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를 요약한 3대 키워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우리금융이 급한 불은 껐지만 은행의 이자이익은 과거 대출 자산에서 80%가 나오고 그해 신규 대출 자산 몫은 20%에 그친다"며 "단기적인 널뛰기 영업은 향후 연체율 상승 등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자장사 비판 탓에 사상 최대 실적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며 "5대 금융이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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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연체율은 하반기 우려

‘우리금융 나홀로 부진’, ‘증권사 호조’, ‘치솟는 연체율’.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를 요약한 3대 키워드다. 5대 금융은 6개월 만에 13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이 탄탄한 이자이익을 거둔 가운데 ‘삼전닉스’발 증시 호조로 증권 계열사 실적이 ‘껑충’ 뛰면서다. 하지만 건전성 지표인 자본비율(CET1)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증권사 경쟁력이 뒤처진 우리금융은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주저앉았다.
반기 최대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5대 금융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출범 이후 줄곧 은행권 ‘이자장사’ 등을 비판해온 이재명 정부가 5대 금융에 채무탕감이나 금리인하와 같은 추가적인 ‘포용금융’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우리금융 빼고는 ‘실적 잔치’
5대 금융의 올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3조118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상반기(11조9541억원)에 비해 9.7% 증가한 수치다. 5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5.4% 증가한 26조5469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시장 금리 인상 효과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면서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7.6% 늘어난 10조9042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증시 활황에 증권, 운용 부문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결과다.
KB금융이 작년 상반기보다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내면서 2023년부터 지켜온 ‘리딩금융’(순이익 1위 금융지주) 수성에 성공했다. 2위인 신한금융(3조4427억원)은 순이익 증가율이 13.3%로 가장 높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순이익 ‘6조 클럽’(6조6607억원)과 ‘5조 클럽’(5조6818억원)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4.4%와 9.2% 증가한 2조4029억원과 1조779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은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1조6090억원)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3.7% 증가한데 그쳤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해외법인 충당금 등이 반영된 탓에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2% 넘게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동양·ABL생명 인수 이후 CET1 하락을 불러오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도 실적 부진을 부채질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1분기 ‘어닝쇼크’ 책임 논란 이후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 확대 카드를 꺼냈다. 실제 우리은행은 상반기 대기업대출을 작년 말보다 19.8% 늘렸다.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친 KB국민은행(8.9%), 신한은행(6.5%)은 물론 하나은행(10.1%), NH농협은행(15.6%)과 비교해서도 가장 높다. 덕분에 2분기 순이익(1조46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어나면서 역성장에서 벗어났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우리금융이 급한 불은 껐지만 은행의 이자이익은 과거 대출 자산에서 80%가 나오고 그해 신규 대출 자산 몫은 20%에 그친다”며 “단기적인 널뛰기 영업은 향후 연체율 상승 등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보험·카드 비은행 실적 좌우
5대 금융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의 원동력은 증권사였다. 5대 금융 계열 증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122.3% 증가한 2조6373억원에 달했다. 투자은행(IB) 강자인 NH투자증권(9652억원)은 107.5% 증가했고 KB증권(7963억원)과 신한투자증권(5777억원)도 각각 135%와 123.1% 늘었다. 카드사들도 취급액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KB국민카드(2189억원)는 상반기 순이익이 20.7% 성장하면서 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2534억원)을 바짝 추격한 점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 출신인 김재관 사장 취임 이후 부실 채권을 정리해 연체율을 낮추는 등 건전성 개선에 집중한 점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5대 금융의 비(非)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32%로 전년보다 9%포인트 상승했다. 리딩금융인 KB금융은 44%에 달했고 신한금융도 35.4%를 기록했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순이익 1위를 차지한 NH투자증권 덕분에 NH농협금융도 1년 새 비은행 기여도가 28.2%에서 39.7%로 껑충 뛰었다. 보험사 포트폴리오가 약한 하나금융(18.8%)은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사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월 22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롯데손해보험 외에도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KB손해보험(4788억원), KB라이프(1506억원)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6294억원에 달하는 반면 신한라이프(2906억원)와 신한EZ손보(-182억원)는 2724억원에 그쳤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보험 포트폴리오 격차는 3570억원에 달한다. 두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차이(4419억원)의 80.8%를 차지한다.

5대 금융의 상반기 은행 부문 합산 순이익은 9조3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0.6%에 그쳤다. ‘리딩뱅크’(순이익 1등 은행) 경쟁에서는 신한은행이 웃었다.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8.5% 늘었다. KB국민은행(2조2254억원)과 하나은행(2조1211억원)도 순이익이 나란히 전년보다 1.7% 증가하면서 ‘빅3’ 은행 자리를 지켰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경쟁서 뒤처지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1조37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9% 줄었다. 5대 은행 중 감소폭도 가장 컸다.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내수 경기 침체로 가계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다.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치는 0.33%로 전년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6년 3월 말(0.3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도 0.58%로 2016년 6월 말 이후 최고치였다. 우리은행의 지난 6월 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75%로 5대 은행 평균(0.58%)을 크게 웃돌았다. 건전성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부실대출도 쌓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잔액은 6월 말 7조43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2018년 3월 말(8조2143억원)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많다.
5대 금융의 ‘실적 잔치’를 바라보는 여론이 싸늘한 점도 부담이다. 5대 금융은 상반기 새희망홀씨·중금리대출 등 서민·취약계층 대출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자체 채무조정·소각 등에 총 11조2912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했다. 한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자장사 비판 탓에 사상 최대 실적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며 “5대 금융이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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