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 마감.. 다우 최고치·기술주 급락 충격
호르무즈 긴장 완화 기대…투자심리 회복 신호
AI 대장주 희비 교차…엔비디아 웃고 알파벳 울고
업종별 순환매 본격화…뉴욕증시 변동성 확대
[지데일리] 간밤 월가가 다시 한번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현지시간 5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3.24포인트(0.49%) 오른 5만4349.12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반면 S&P500지수는 12.97포인트(0.17%) 내린 7723.55, 나스닥종합지수는 221.55포인트(0.83%) 하락한 2만6363.44로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가 서로 다른 방향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업종별 실적과 개별 기업 이슈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 배경으로는 중동 정세 안정 기대감이 꼽힌다.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 좌표를 둘러싼 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다. 이곳의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됐다.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9.45달러로 소폭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5.22달러로 하락했다. 유가가 급등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기대를 키우며 제조업과 소비 관련 종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 안정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소비 여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AI 열풍의 중심에 섰던 기술주에는 피로감이 감지됐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이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알파벳은 제프 딘 수석과학자의 이탈 소식이 전해지면서 4.06% 하락했다.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핵심 연구 인력의 이동은 기술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상장 이후 첫 실적을 발표한 스페이스X는 기대보다 부담이 더 크게 반영됐다.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대규모 매도 가능성과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주가는 13.61% 급락했다.
반대로 AI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인 엔비디아는 스페이스X가 AI 인프라 구축에 자사 기술을 활용한다고 밝히면서 3.44% 상승했다. AI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대목으로 평가된다. 제약업체 일라이릴리도 비만치료제 판매 호조에 힘입어 4.86% 오르며 경기방어주와 성장주의 매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의 흐름을 업종 순환매가 본격화되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AI 관련 종목으로 집중됐던 자금이 산업재와 헬스케어,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로 이동하면서 시장 균형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우지수 강세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다.
다만 낙관론만으로 시장을 바라보기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적지 않다. 중동 정세는 언제든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고, 국제유가 역시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과 물가 흐름,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투자심리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AI 관련 기업들의 높은 기업가치는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장이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집중될수록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의 위험관리 중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라는 화려한 기록과 '기술주 조정'이라는 경고가 동시에 나타난 장이었다. 산업주와 경기민감주가 시장을 이끌기 시작한 반면 AI 대표주들은 냉정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제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별 경쟁력을 더욱 세밀하게 따져보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