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관학교 통합에 ‘정치 목적’ 자인한 이 대통령

2026. 8. 6. 0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쿠데타를 세 번이나 저질렀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통합사관학교 설립 이유가 '육사 철폐'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계엄 책임을 물어 방첩사·드론사가 사라졌는데, 쿠데타 세력 출신 학교란 이유만으로 육사를 없애는 것은 논점의 비약이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이제부턴 누가 뭐래도 사관학교 통합 이유는 '육사를 없애려는 것'으로 읽힐 뿐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 통일부, 국방부(병무청·방위사업청), 국가보훈부 업무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쿠데타를 세 번이나 저질렀다”고 비판하며, 정부의 통합사관학교 설립 이유가 ‘육사 철폐’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내란 세력 배출 학교를 철폐해 화근을 없애겠다는 점을 대통령이 공식 확인한 발언이다. 그동안 국방부는 군사적 이유(미래 전장 대응력 강화) 때문에 사관학교를 합친다는 입장이었다. 실상 정치적 이유(육사 책임 추궁)로 군의 기간(基幹)인 장교의 양성 체계를 뿌리째 뒤흔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통령은 5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12·3 계엄 이전에) 쿠데타를 두 번이나 저질렀음에도 여전히 압도적 지위를 유지하니까 또 하는 것”이라고 육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관학교를 합치는 문제에선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이 줄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동안 통합 반대론자들이 ‘육사를 없애려고 합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은 보복이나 징벌 차원이 아니라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춘 변화"라는 입장이었다.

물론 5·16 군사정변, 12·12 쿠데타, 12·3 불법 계엄에서 모두 육사 출신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들이 군사정권에서 과한 특혜를 누린 게 사실이고, 문민 정권에서도 학군사관·학사장교·3사 등 다른 임관 경로에 비해 장성 승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쿠데타와 특혜 방지는 학교를 없애는 것과 완전히 다른 문제다. 육사 존립 여부는 오로지 국방력 관점에서 논의되어야지 다른 정치적 기준이 끼어들 틈은 없다. 계엄 책임을 물어 방첩사·드론사가 사라졌는데, 쿠데타 세력 출신 학교란 이유만으로 육사를 없애는 것은 논점의 비약이다. 국민 생명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헌신한 절대 다수 육사 출신 장교에게 연좌제 책임을 물리는 일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이상, 이제부턴 누가 뭐래도 사관학교 통합 이유는 ‘육사를 없애려는 것’으로 읽힐 뿐이다. 국방부가 입이 닳도록 설명했던 통합 논리(합동작전 능력 강화 등)는 설득력을 잃었다. 사관학교 통합 문제를 오로지 군사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이유가 대통령의 발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