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준일]“돌려차기 한번” “저는 발보다 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와 함께 만든 자리였다.
이후 김 씨가 피해자 지원 제도의 미흡함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간담회 등에서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씨는 5일 서 의원의 사과를 받아줬다고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돌려차기 사건의 잔혹성을 비춰 볼 때 누가 봐도 기겁할 수밖에 없는 언행이었다. 2022년 5월 부산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30대 남성이 귀가 중이던 김 씨를 뒤따라가 돌려차기로 뒷머리를 강하게 가격해 의식을 잃게 했다. 그러고 나선 무방비 상태로 쓰러져 있는 김 씨를 발로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 보완수사 끝에 범인은 강간살인미수죄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 의원과 진 의원도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사석에서도 함부로 주고받을 수 없는 막말이다.
▷김 씨는 16주의 중상을 입었고, 긴 투병 끝에 겨우 회복했다. 이후 김 씨가 피해자 지원 제도의 미흡함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간담회 등에서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를 돕겠다며 국회에 모인 의원들이 김 씨의 트라우마를 농담거리로 삼은 것이다. 파장이 커지자 서 의원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했지만 이미 김 씨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논란만 남은 뒤였다. 간담회는 안 여느니만 못한 상황이 돼 버렸다.
▷국회의원들이 일반 국민들 상대로 상식 밖의 몰지각한 발언을 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어떤 의원들은 단체로 권력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다. 또 다른 의원은 수해 복구 현장에 가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 하지만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를 놓고 이런 식의 농담을 주고받은 것은 여태껏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섬뜩한 폭력의 언어” “역대급 망언” 등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 당연하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런 막말이 나오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특권에 취해 공감 능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고, 국민들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눈이 멀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김 씨는 5일 서 의원의 사과를 받아줬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이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토론이 중요한데, 묻히는 게 더 싫다”고 했다고 한다.
김준일 논설위원 jik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경기 침체 길어지며 소상공인 ‘빚수렁’… 연체율 9% 육박하기도
- 지방국립대 ‘무상교육’ 추진에, 사립대 “등록금 인상 막더니” 반발
- 수사기관, 무혐의 종결땐 피해자에 ‘이의신청 방법’ 안내해야[형사사법 대전환, 미완의 출발/
- 야구 올스톱, 수문장 교대식-거리공연 취소… 폭염에 멈춘 일상
- [단독]‘대포통장 동결’ 확대에, 투자 사기도 458억 되찾았다
- 이은결 “친한 형에 인감 맡겼다가…‘9대 1’ 10년 노예계약”
- 폭염에 30만 몰린 한강수영장…“성행위 묘사 음악 막아달라”
- 고령 취업 1000만, 절반 “생활비 보태려”
- [횡설수설/김준일]“돌려차기 한번” “저는 발보다 손”
- [단독]서울대생이 혼자 쓴 코인 논문, 전문 국제학술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