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뇌출혈로 떠난 12살 딸과의 약속...'엄마 경찰관'의 머리카락 기부

윤혜주 기자 2026. 8. 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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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이어가는 한 경찰관의 묵묵한 나눔이 감동을 더하고 있다.

이 경사는 "하루하루 암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부를 하고 있다"며 "딸과 함께 기부할 수 있었다면 더 큰 의미가 됐겠지만, 함께한 약속을 실천하는 엄마를 지켜보면 더 기뻐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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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이현주 경사와 고 송지윤 양/사진=충북경찰청 제공

먼저 세상을 떠난 딸과의 약속을 이어가는 한 경찰관의 묵묵한 나눔이 감동을 더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이현주 경사(42)는 최근 약 33㎝ 길이의 머리카락을 우편에 담아 대한민국사회공헌재단의 '어머나 운동(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에 보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기부다.

이 경사가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살이었던 딸 송지윤 양에게 관련 소식을 전하자 송 양은 "머리카락 같이 길러서 아픈 친구를 돕자"고 선뜻 제안했고, 이 경사는 딸과 함께 기부를 약속했다.

그해 8월 딸의 생일을 맞아 이 경사가 먼저 40㎝를 기부했다. 머리카락이 짧았던 송 양도 머리카락을 기르며 다음 기부를 기다렸다.

하지만 2023년 6월 송 양이 학교에서 급성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비극이 찾아왔다. 수술을 위해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내야 했고,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약 2주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나뿐인 딸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이 경사는 아이와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다. 딸이 떠난 지 두 달 뒤인 2023년 9월 홀로 33㎝의 머리카락을 기부한 데 이어, 다시 3년간 정성껏 머리카락을 길러 이번에 추가로 33㎝를 보냈다. 지금까지 기부한 머리카락 길이만 100㎝가 넘는다.

이 경사의 목표는 자신의 키(158㎝)만큼의 머리카락을 소아암 환아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이현주 경사의 세 번째 모발 기부/사진=충북경찰청 제공


이 경사는 "하루하루 암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을 생각하며 기부를 하고 있다"며 "딸과 함께 기부할 수 있었다면 더 큰 의미가 됐겠지만, 함께한 약속을 실천하는 엄마를 지켜보면 더 기뻐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아이들과 부모는 저와 같은 이별의 아픔을 겪지 않고 완쾌해 행복한 가정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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