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 확정.. 노동계·소상공인 행정소송 예고

손유지 2026. 8. 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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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노동·소상공 모두 반발…정부 이의제기
생계 안정 기대와 인건비 부담…엇갈린 경제 현장
소송 예고한 소상공인…최저임금 갈등 장기화 전망
[지데일리]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7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했다. 노동계와 소상공인 측의 이의제기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소상공인연합회는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픽사베이

근로자의 생계 안정과 소득 보장을 위한 인상 필요성,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정부가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노사 양측이 모두 이의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소상공인연합회는 행정소송을 예고하면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700원으로 결정해 고시했다. 이는 올해 적용된 시간당 1만320원보다 380원 오른 금액으로 인상률은 3.7%다. 이번에 확정된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며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 40시간 근무와 월 환산 기준인 209시간을 적용하면 월급으로는 223만6300원 수준이다. 도급 형태로 임금을 지급하는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 수준이 보장되도록 법적 기준이 적용되지만 별도의 도급 최저임금은 정하지 않았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고 노동력의 적정한 가치를 인정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가운데 하나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환경 속에서 임금 인상은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저임금 근로자의 소비 여력을 높여 내수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식료품과 주거비, 공공요금 등 필수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 사업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음식점과 숙박업, 편의점, 서비스업 등은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사업장은 자동화 설비 도입이나 무인 시스템 확대를 검토하면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노총과 소상공인연합회는 각각 다른 이유로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고려하면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소상공인 측은 경영 현실을 감안하면 인상 자체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 과정과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양측의 이의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행정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논쟁이 해마다 반복되는 이유로 노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구조를 꼽는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와 기업의 경영을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정책인 만큼 어느 한쪽의 요구만 반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임금 인상과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세제 지원,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 인건비 지원 확대 등 보완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산업과 업종별로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영세 사업장은 경영 압박이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저임금 근로자에게는 인상 폭이 생활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최저임금이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생산성, 고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정교한 결정 체계와 함께 노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꾸준히 추진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