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말고 공급 늘려야”… 與 의원들도 ‘부동산 한숨’
정부안에 “부작용 초래” 우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4일 “성장과 민생을 위한 조세 정상화”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은 “공급 대책 없는 증세는 집값도 못 잡고 반발만 불러올 것”이라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서울 의원들은 6일 부동산 공급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제액을 낮추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혜택은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며 “성장과 민생을 위한 조세 정상화”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남인순(서울 송파병) 국회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적잖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거운 세금을 앞세운 정책이 매물 잠김과 전월세난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을)도 “정부를 설득해 세제개편이 되더라도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여당에서 만들고 정부를 다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공급 대책과 정교한 예외 규정 마련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민심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비거주 1주택자 중에서도 해외 체류, 지방 발령, 자녀 교육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실수요자’도 많은데 마냥 투기로만 간주하고 규제해서는 안 된다”며 “이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규제) 기준을 정교하게 세분화하는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정부안이 서울 강남권의 초고가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설계돼 있다 보니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도 나왔다.
민주당 내에선 올 초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강성 발언이 유권자의 불안을 자극해 6월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이 2028년 총선에까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은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공시가격 14억원으로 정한 데 대해 지역에서 ‘기준이 뭐냐’는 불만이 있다”며 “명확한 설명이 없으면 국민이 일방적 과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세제 개편안 당정 협의 때도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종부세 등 증세 대책에 따라 중산층이 과도한 세부담을 지도록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우려 속에 여당 내에서도 “정부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정부안은 보유세는 물론 양도세도 동시에 인상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실소유자들이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세부 조항 수정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또 다른 재경위원은 “지금은 정부안이지 않느냐”며 “당과 상임위 차원의 논의는 물론 여야 간 협의를 거쳐 (수정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 “초고가 주택에 한해 세 부담을 강화하는 것인 만큼 큰 부작용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본지에 “보유세 강화 대상을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한정한 것이 아쉽다”며 “보유세 강화 범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도 더 강력한 부동산 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6일 부동산 공급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서울 내 주택 공급 문제를 수시로 점검·대응하기로 했다. 서울 지역 한 의원은 “정부의 올해 서울 주택 공급 목표가 6만5000호인데 5월까지의 공급 실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의원들이 직접 나서 공급 상황을 챙길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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