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관총·유탄발사기 이어… 1군단, K2 소총도 ‘빈총 경계’

양지호 기자 2026. 8. 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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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실탄 장착 지침 안 지켜
대한민국 국군에 지급된 K2C1소총/조선일보DB

서부 전선 최전방 경계를 맡는 육군 1군단이 지난 수년간 K2C1 소총 등 개인화기에도 실탄을 장전하지 않고 전방 감시초소(GP)와 일반전초(GOP) 경계작전을 해온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지난 3일 직무배제된 한기성 군단장이 올 상반기에 공용화기인 K6 중(重)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에 실탄을 장전하지 않도록 경계근무 지침을 바꾸기 전부터 개인화기에는 실탄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1·2·3·5군단 등을 지휘하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이하 지작사)는 최근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개인화기는 경계근무 지침상 실탄 삽탄이 원칙”이라면서도 “1군단은 실탄을 휴대했다”고 답변했다. 1군단은 개인화기에도 실탄을 장착하지 않고 ‘빈총’으로 근무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1군단 병력은 전임 군단장 시절부터 GP와 GOP 경계작전 때 개인화기에 실탄이 든 탄창을 장착하지 않고, 전투조끼에 실탄이 10여 발씩 들어 있는 탄창 여러 개를 넣은 채로 근무해 왔다고 한다. 1군단 관계자는 “상황 발생 시 전투조끼에 있는 탄창을 꺼내 총에 신속하게 결합할 수 있어 작전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기존부터 군단 원칙이 (실탄) ‘휴대’였고, 한 군단장이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1군단은 비무장지대(DMZ) 내부에서 ‘DMZ 수색 및 매복 작전’을 할 때만 실탄을 장전하도록 했다고 한다. 1군단은 공용화기 미삽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이후인 지난달 31일에야 개인화기에 실탄을 장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GP·GOP 경계작전을 할 때 ‘즉각조치 사격’은 우리 장병의 생명을 보호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빈총으로 경계 작전에 임하게 한 것은 우리 장병을 적 총탄 앞에 무방비로 방치한 것과 같다”고 했다.

경계작전 지침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합동참모본부는 이런 1군단의 실태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합참은 지난달 31일 ‘개인화기에도 삽탄을 하지 않는다는 제보가 있다’는 본지 질의에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1군단이 K2 소총에도 실탄을 넣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4일 합참은 진영승 합참의장이 ‘개인화기 빈총 경계’ 사실을 언제 보고받았느냐는 본지 질의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군 소식통은 “합참은 1군단의 공용화기 미삽탄 사실도 몰랐다더니, 알고 있는 것이 대체 뭐냐”고 말했다.

합참도 ‘빈총 경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월 강원도 양구군의 한 육군 사단은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게 했다가, 논란이 되자 철회했다. 당시 합참은 “부대별 작전 환경 특성을 고려해 군사 기지·시설 경계작전 간 장성급 지휘관 판단에 따라 삼단봉, 테이저건 등 비(非)살상 수단으로 총기를 대체할 수 있도록 지침을 하달했다”고 했었다. 일부 최전방 부대에서 오발 등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경계근무 시에도 실탄을 빼놓은 데는 이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뉴시스

정작 후방에서는 총기·실탄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3일 경북 포항에서는 해병대 부사관이 개인화기와 실탄을 영외로 밀반출해 간부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이 부사관은 K1 계열 소총과 실탄 여러 발을 무단 반출했는데, 군 당국은 약 60시간이 지나도록 총기가 사라진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대구·경북 소재의 한 육군 부대에서는 신병교육대를 막 수료한 신병이 한 부사관이 빌린 렌터카로 자대까지 이동한 후, K-2 소총을 렌터카에 두고 내렸다. 렌터카 업체가 총기 발견 신고를 할 때까지 부대에서는 총기 분실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편 미군 무인기를 오인 격추할 뻔했던 1군단에서는 지난 3일에도 아군 무인기를 바로 식별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이날 주장했다. 이날 육군 시험평가단은 오전·오후로 나눠 무인기 시험 평가를 했는데, 오후에 투입된 무인기가 사전에 신고한 고도보다 500ft보다 높이 비행하자 1군단이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 발령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1군단은 해당 무인기가 사전 승인된 무인기 또는 미승인된 무인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 및 평가하기 위해 정상 작전 절차를 수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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