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장남 정기선에게 HD현대 지분 3.54% 증여
국민연금 제치고 2대 주주 될듯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아버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지분 3.54%(보통주 280만주)를 증여받을 예정이라고 4일 공시했다. 증여 시점은 다음 달 3일로, 증여 지분은 이날 종가(20만8500원) 기준 583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 이사장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HD현대 회장으로 승진했다. 1년도 안 돼 지주사 지분도 대거 넘겨받은 것이라, HD현대의 3세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HD현대에 따르면, 증여가 끝나도 최대 주주는 정몽준 이사장(23.05%)이다. 그룹 전체 지배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지주사 HD현대의 지분 37.19%를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5% 이상 주식이 있는 주주는 국민연금(7.12%)뿐이다. 이번 증여가 끝나면 정기선 회장이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3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50%의 증여세율에, 최대 주주 보유 주식 할증 20%가 적용된다. 재계에선 최근 HD현대 주가가 고점 대비 30%쯤 하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금 시점에 증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선 회장이 수천억 원대 세금을 현금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하면서 갖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대기업 흐름에 따라 정 회장 역시 아버지 지분을 앞으로 여러 차례 나눠서 증여받고 세금을 내는 정공법으로 승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몽준 이사장이 정기선 회장에게 대규모 재산을 증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정 이사장은 3000억원을 정 회장에게 현금 증여해, 그가 HD현대의 전신인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사들이도록 했었다. 정 회장은 2024년에도 부친에게 증여받은 자금으로 HD현대 주식 68만2500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6.12%까지 높였다. 이번 증여로 그 이후 약 2년 만에 지분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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